"포스코 지주사 전환, 포항과 상생협력 해야"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놓고 포스코 본사가 있는 경북 포항에서 포항시장과 시의회가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사진)은 25일 ‘포스코 지주회사 전환 추진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가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역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어떤 소통과 대책도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포항은 배터리와 바이오헬스, 수소경제 등으로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해 완성해가고 있다”며 “포항 역사에 항상 포스코가 있었듯이 앞으로도 포항이 희망특별시로 도약하는 데 포스코의 지역사회에 대한 무한한 책임과 상생협력 정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하지만 2018년 포스코 창립 50주년 상생협력 강화 협약에서 이행을 약속한 신소재·신성장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시민들의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주회사마저 서울에 설치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포스코 지주사의 설립 목적은 2차전지와 수소환원제철 등 신산업 투자를 확대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며, 이는 관련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포항의 성장 비전과 부합한다”며 “포스코그룹 지주회사와 미래기술연구원을 포항에 설치해 시민과 함께하는 포스코의 상생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항시의회도 지난 24일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지역사회 상생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지주회사가 되는 포스코홀딩스를 포항에 설립하지 않는다면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백강훈 포항시의회 의원은 “그룹의 핵심은 서울에 두고 단순히 사업장만 포항에서 운영하면 지역 위상이 추락하고, 철강 외 다양한 사업 투자가 다른 지역으로 분산돼 포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포스코홀딩스 본사도 포항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계에서는 “사업장을 철수하는 게 아닌 이상 지주사 소재지를 서울에 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