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항은 작년 3월 비보도·9월 보도…장거리 등 대내외 과시 필요할 때만 보도 관측 북한 매체들이 26일 전날 발사한 순항미사일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아 배경이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관영 라디오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등에서는 이날 미사일 발사 관련 사항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나 당 회의 개최, 김정은 위원장의 시찰 등 주요 행사가 있으면 통상 다음 날 보도해 이를 공개해왔다.
이달 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탄도미사일을 네 차례 발사했을 때도 이 같은 패턴을 유지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보도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3월 21일에 북한의 단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이 한·미 군 당국에 탐지됐지만 북한에서 관련 보도는 나오지 않았고, 2020년 4월에도 지대함 순항미사일 추정 발사체 수 발을 발사한 것이 우리 군에 포착됐지만, 관련 보도는 없었다.
반면 지난해 9월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사실은 13일에 공개했다.
사례가 적기는 하지만 순항미사일은 북한이 대내외에 자랑할만한 요소가 있는지가 보도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 사거리가 1천500㎞에 이르는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하면서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중점목표 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따라서 전날 순항미사일 발사가 동계훈련 차원에서 이뤄졌다면 북한 입장에선 따로 보도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순항미사일은 내외에 미치는 파급력이 적다"면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정규적인 훈련 혹은 무기 검증 차원이라는 점에서 미보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 순항미사일의 시험발사였지만 실패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2017년 4월 세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북한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이 8일 앞으로 바짝 다가온 점 등을 고려해 정세 관리 차원에서 보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최근 국방력 강화에 있어선 좌고우면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탄도미사일과 달리 순항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탄도미사일은 로켓의 추진력으로 날아가는 미사일로 속도가 빠른데다가 파괴력이 크다.
사거리가 2천∼1만3천㎞에 달해 대륙 간 타격이 가능하고 탄두부 무게가 무거워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
반면 순항미사일은 제트엔진 자체 힘으로 날아가는 미사일로, 정밀 타격에는 용이하지만, 탄도미사일에 비해 느리다.
사거리도 1천500㎞ 수준이며,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소형화가 필수다.
다만 북한에 인접한 남한, 일본에는 순항미사일도 충분히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도 무기체계 선진국들처럼 장기적으로 순항미사일에 전술핵 탑재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우리 군은 작년 9월 북한 순항미사일보다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른 초음속 순항미사일 비행과 표적 타격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군 관계자는 전날 오전 북한이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며 "군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비태세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은 상당 시간 내륙 상공을 타원형으로 비행하면서 고고도 및 저고도를 날아 한미 레이더망에 탐지·소실을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국방전람회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켜본 신형 또는 탄두 개량형 순항미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