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전경. 사진=연합뉴스
SK케미칼 전경. 사진=연합뉴스
SK케미칼이 안다자산운용으로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받았다.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로부터 서한을 받은지 1개월 만에 또다시 행동주의 펀드의 표적이 된 것이다.

26일 안다자산운용은 서한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물적분할과 상장에 따라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며 “회사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장기적 성장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압박했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배당 확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일부 매각, 신사업 투자 등을 제안했다. 안다자산운용은 안다ESG사모투자신탁제1호 등을 통해 SK케미칼 지분 0.53%를 가지고 있다.

안다자산운용은 SK케미칼이 적정가격 대비 70% 가까이 저평가돼있다고 강조했다. 지주사 평균 할인율 40%를 적용해도 적정 시총이 6조6000억원이 나온다고 언급했다. 25일 종가 기준 SK케미칼 시총은 2조2290억원이다. 2020년초 3~4만원에서 거래되던 SK케미칼은 그해말 30만원까지 급등했지만 2021년 3월 핵심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급락했다. 26일 SK케미칼은 1.58% 오른 1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매각을 요구했다. 지배지분 51%를 넘어가는 지분 17%를 매각해 주주가치제고와 신사업에 쓰라는 것이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68.43%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 자금으로 친환경 및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라고 제안했다. 배당성향을 기존 30%에서 70%로 올리고,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라는 요구도 전달했다.

작년 9월과 12월 메트리카파트너스도 SK케미칼에 주주서한을 보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을 50.1%까지 낮추고, SK케미칼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라고 요구했다. 메트리카파트너스의 SK케미칼 지분율은 5% 미만이어서 경영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0.53%를 가진 안다자산운용도 마찬가지다. 메트리카파트너스는 소액주주에게 메일을 보내는 등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다자산운용의 주주행동은 ESG투자본부의 박철홍 대표가 이끌고 있다. 박철홍 대표는 고려대학교와 미국 코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내 대형 로펌에서 14년 동안 인수합병(M&A)과 기업구조조정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