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한강 수면 가까이 설치된 보행로를 걸으며 아름다운 수변 정취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서울시가 선유도에 설치하는 ‘ㄷ자형 보행데크’를 통해서다. 한강 물길과 경관을 함께 감상하는 문화예술의 장(場)이 생겨날 전망이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내년 개방을 목표로 ‘선유도 보행잔교 및 한강 수상갤러리 조성사업’(조감도)에 나선다고 26일 발표했다. 올 하반기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선유도와 한강을 연결하는 순환형 보행데크다. 보행데크는 ㄷ자로, 총 192m 길이의 복층 형태다. 강물에 띄우는 1층 부상형 보행로와 약 15m 높이 2층 전망대로 구성된다. 1층 보행로에서 한강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2층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서울 전경을 한눈에 감상하도록 한다.

서울시는 1층과 2층 사이에 가로 약 80m, 높이 약 15m에 이르는 낙하 분수를 설치해 대형 워터 스크린도 만든다. 또 1층 보행로 중앙에는 2015년 이후 노후화로 가동을 중단한 월드컵분수를 재활용해 직경 21m, 높이 10m의 돔형 수상 갤러리를 설치한다. 구조물 내부에 360도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해 시민들이 한강 위에서 다채로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다. 특히 갤러리 바닥을 강화유리로 만들어 발 아래로 분수 장비를 관람할 수 있다.

선유도는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한강 내 작은 섬이다. 양화대교에서 이어지는 정문이나 양화한강공원을 통해 건널 수 있다. 서울시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주변 경관이 우수한 선유도를 활용해 시민들이 수변 문화를 체험하고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 안팎에선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한강공원이 문화예술 중심지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 10일엔 한강공원에서 조각품 순환 전시를 연다는 계획도 밝혔다. 순환 전시는 다음달부터 2024년까지 진행한다. 다양한 예술 조각품을 품은 거대한 야외 미술관으로 한강공원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엔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해법을 문화에서 찾겠다”는 오 시장의 철학이 반영됐다. 윤종장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그동안 한강공원은 수변 문화를 직접 체험할 공간이 부족했다”며 “선유도에 새로운 수변 문화공간을 조성하면 한강 물길을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