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다모다 샴푸' 원료, 이젠 못 쓴다
일반 샴푸처럼 머리를 감기만 하면 염색 효과를 내는 모다모다 샴푸(사진)가 퇴출 위기에 놓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다모다 샴푸에 포함된 ‘1, 2, 4-트리하이드록시벤젠(THB)’ 성분을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로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면 6개월 후부터는 THB를 화장품 제조에 사용할 수 없다. 모다모다는 이해신 KAIST 화학과 교수와 손잡고 머리를 감으면 모발이 갈색으로 염색되는 ‘프로체인지 블랙샴푸’를 공동 개발해 지난해 8월 출시했다. 지금까지 150만 병이 팔렸다.

식약처가 THB를 금지 원료로 규정한 가장 큰 이유는 ‘잠재적인 유전독성’ 물질이어서다. 이 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DNA와 같은 유전물질이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김규봉 단국대 약대 교수는 “유전독성은 대부분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며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유럽 소비자안전성과학위원회(SCCS)도 이런 이유로 2020년 12월부터 화장품 사용금지 목록에 THB를 추가했다.

THB는 피부 자극과 관련한 여러 시험 자료에서도 피부감작성(피부가 민감해지는 증상) 물질로 평가됐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감작성이 있는 경우는 두피가 가렵거나 벗겨지고, 탈모까지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며 “제품을 사용하고 상당 기간 뒤에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했다.

식약처는 이미 생산된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 조치를 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상봉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인체에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단기간 사용했다고 유전독성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고시 개정 후 6개월 후부터는 샴푸 제조가 전면 금지된다. 그때까지 생산한 제품에 대해서는 최대 2년까지 판매가 가능하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