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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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한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펜트업(보복소비) 수요가 줄어들고, 업황 악화로 제조업이 부진을 겪은 결과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월 BSI 결과를 보면 전 산업 업황 실적 BSI는 86으로 전달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8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업황 BSI도 90으로 전월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1월(90)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상·통신장비는 전자제품 펜트업 수요 둔화 여파에 전달보다 17포인트나 하락했다. 전기장비는 전방산업 수요 둔화 영향으로 11포인트나 내렸다. 반면 기계장비는 반도체·석유화학 설비 관련 수주 증가로 6포인트 올랐다.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83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8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소매업은 명절 등에 따른 매출이 증가하면서 10포인트 상승했다. 운수창고업은 물동량 증가, 해운운임 상승으로 6포인트 올랐다. 반면 정보통신업은 계절효과가 소멸되면서 8포인트 하락했다.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제조업은 업황이 둔화된 영향이 컸는데, 전자제품은 원가가 상승하면서 펜트업 수요가 둔화됐다"며 "비제조업은 도소매업이 늘면서 하락폭이 제한됐고, 설 명절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물류 수요가 많아 전체적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할 당시엔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할 시기가 아니어서 오미크론 영향이 많지 않았다"며 "코로나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 BSI는 전달보다 9포인트 내린 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기업 BSI는 3포인트 내린 84로, 지난해 11월(8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BSI는 악화됐다. 대기업 BSI는 6포인트 하락한 97로, 지난해 2월(9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소기업 BSI는 전달보다 5포인트 내린 82로, 지난해 11월(81) 이후 최저치다.

기업들은 2월엔 경영환경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월 전산업 업황 전망BSI는 85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4포인트 오른 82를 나타냈다. 반면 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90으로 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107.9로 전달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1년 6월(108.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