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스마트폰 카메라, 보이스피싱 조직이 훔쳐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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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피해자의 동영상을 촬영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최근 등장하고 있다. 악성 앱이 일단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깔리면 보이스피싱 조직이 '라이브스트리밍'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몰래카메라처럼 활용하면서 몸캠 피싱까지 시도한다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금전적 피해에 사생활 피해까지 우려된다. 악성 앱을 이용하면 카메라 뿐 아니라 위치정보, 음성 녹취까지 빼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악성 앱 유포건수가 1만4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금보원이 탐지한 악성 앱 유포행위는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총 1만5581건에 달했다. 중복사례를 제외한 악성 앱 종류는 4945건으로 집계됐다. 금융보안원은 총 1만5581건의 사례 중 1만4318건을 프로파일링한 결과도 내놨다. 3개 악성 앱 유포 조직이 전체 탐지건수의 87%, 수집건수의 92%를 차지했다.


더 큰 문제는 '몸캠 피싱'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위치정보나 통화 녹취내용까지도 빼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금보원이 SMVoice와 KKVocie로 명명한 악성 앱 유포 3대 조직 중 두곳은 최근 몸캠 피싱 앱을 배포하기 위한 테스트를 수행했거나 실제로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화기록을 보이스피싱 조직이 아닌 금융기관 대표번호로 변경할 수도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번호를 스마트폰에 등록된 전화번호부에 몰래 저장한 후 정상적인 번호로 위장하기도 한다. 피해자는 정상적인 금융사에서 온 전화로 잘못 인지해 피해를 입게된다는 것이다. 금보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능동적인 공격이 가능해져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이스피싱에 필요한 악성 앱 설치는 문자나 카카오톡,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를 통해 이뤄진다. 대출광고로 위장해 악성 앱 주소를 보내거나, 메시지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에게 악성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설치된 악성 앱은 단순히 금융사나 공공기관 뿐 아니라 백신업체나 OTT까지 사칭해 알아보기 어렵게 되고 있다.데이터 차단하고 신고시 유선·지인전화 활용악성 앱 피해를 예방하려면 모바일 백신 앱을 설치하는 게 필수다. 문자 메시지 등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는 것도 금물이다. 전화로 설치를 유도하면 반드시 의심할 필요가 있다. 금융사 앱은 모두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공식 앱스토어에서만 배포된다.

신고 시에는 유선전화나 지인의 전화를 활용해야한다. 악성 앱이 깔리면 신고기관의 번호는 대부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미 자금을 이체했다면 입금한 금융사나 송금한 금융사 콜센터에 알려 계좌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