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여서 '택시운행' 의식 못해" 주장
이용구 전 차관 측 "운전자 폭행 아냐"…혐의 부인
술에 취해 운전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측이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차관의 변호인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다투고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피고인이 만취 상태에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했고 (폭행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이 어디서 무슨 행동을 하고 택시가 운행 중이었단 것을 의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심리 과정에서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해 운전자를 폭행했다는 점을 부인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전 차관이 사건 발생 이틀 뒤 택시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차량 내 블랙박스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증거인멸 교사)에 대해서도 "삭제가 부탁에 의한 것이 아니라 (택시 기사의) 자발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며 부인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전 차관은 지난 재판과 마찬가지로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 A씨의 멱살을 잡고 밀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으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당초 이 사건은 발생 직후 경찰에서 내사 종결했으나 이 전 차관이 2020년 말 차관직에 임명된 뒤 세간에 알려지며 재수사가 이뤄졌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5월 사의를 표했다.

이 전 차관이 출석하는 첫 정식 공판은 다음 달 24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