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곳 건물 중심부 하나뿐"…붕괴사고 매몰자 구조 난항(종합)

대형 콘크리트 잔해에 막힌 3.2ｍ, 신원확인 위해 혈흔 DNA 분석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발생 17일째에 접어든 27일 실종자 수색이 매몰자가 발견된 상층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는 이날 매몰자를 붕괴 잔해에서 꺼내기 위한 지장물 제거를 진행 중이다.

24시간 수색 체제 4일 차인 이날 현장에는 인력 224명, 장비 49대, 인명구조견 4마리, 무인비행장치(드론) 4대 등이 투입됐다.

구조대는 사흘 전 오후 27층 2호 세대 안방 위쪽 잔햇더미 틈에서 사람을 발견하고 연일 진입로를 개척하고 있다.

매몰자와 구조대 간 거리가 3.2ｍ에 불과하지만 겹겹이 쌓인 대형 콘크리트 잔해 탓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압 콘크리트 절단기 등 도시탐색장비를 투입해 발견 지점 주변 26∼28층에서 잔해물 측면을 뚫어 접근하는 등 다양한 구조 방안을 시도 중이다.

콘크리트 잔해 깨부수기, 격벽 구멍 뚫기 등 구조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이나 충격파로 인해 추가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임시 지지대를 25∼38층에 설치했다.

외벽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한 안정화 작업, 구조대원과 장비 등을 상층부로 올려보내는 건설용 리프트 설치를 병행하고 있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붕괴한 건물의 안전한 부분은 코어(승강기 통로가 자리한 중심부) 하나밖에 없다"며 "잔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야간에도 수색을 이어가고 있는데 최소 인원으로 안전을 위주로 작업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중수본은 사고 발생 보름째인 15일 오후 발견한 매몰자가 붕괴 직후 연락이 끊긴 공사 작업자 가운데 1명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원을 특정할 단서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으나 작업자 명단에 없던 제삼의 인물이 매몰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 중이다.

매몰자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혈흔이 묻은 잔해를 수거한 중수본은 유전자 정보(DNA) 분석을 경찰에 의뢰했다.

분석에는 약 하루가 소요될 예정이며 실종자 가족에게서 채취한 유전자정보와 대조해 신원을 확인할 계획이다.

붕괴 피해자 가족협의회 측도 발견된 매몰자를 피해자로 규정하고 결과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HDC 현대산업개발이 신축 중이던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201동(지하 4층·지상 39층)에서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23∼38층 16개 층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한꺼번에 붕괴했다.

28∼31층에서 창호·미장·소방설비 공사를 맡았던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실종자 가운데 1명은 붕괴 나흘째인 14일 오후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고, 나머지 실종자를 구조하는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