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건설 및 철강분야 협력업체의 안전관리를 위한 지원 규모를 전년 대비 두 배로 늘린다. 근무 현장을 보다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건설, 철강 분야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총 870억원을 집행하겠다고 27일 발표했다. 작년 집행 비용(45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건설분야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420억원을 집행한다. 현대건설은 협력업체 안전담당자 인건비 지급 범위를 넓힌다. 기존에는 고위험 외주시공 업체에만 지급했지만, 올해부터 철골 등 주요 자재 설치 협력업체에도 지급하겠다는 설명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부터 공사금액 100억원 이상 협력업체의 안전관리자 선임 인건비를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밖에 이동식 폐쇄회로TV(CCTV)를 더 많이 설치해 건설 현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아울러 건설 현장의 전 안전감시원에게 웨어러블 카메라를 제공할 예정이다.

안전점검과 근로자 안전 교육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시행하고 있는 협력업체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컨설팅 대상을 확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가 지정 검사기관을 통해 협력업체의 고위험 건설장비 안전점검에 대한 기술 지도를 강화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다국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현대제철도 450억원을 협력업체에 지원한다. 특히 사내 협력업체의 안전관리자를 지금의 1.5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대제철은 또 작업자를 위해 웨어러블 카메라, 휴대용 감지 경보장치 등을 도입해 직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안전관리자 및 신호수 등을 대상으로 한 외부전문기관 교육 비용도 지급한다. 그룹 관계자는 “중소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바탕으로 현장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며 “고객은 물론 함께 일하는 근로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제철 등은 작업장 내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사 안전관리 경쟁력 제고 및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실급 조직을 본부급으로 격상했다. 현대제철은 안전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부사장급 총괄 임원을 선임했다. 이를 통해 안전에 대한 효율적 관리와 신속한 의사 결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