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등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사모펀드를 불완전판매한 하나은행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제재가 확정되면 하나은행은 향후 3년간 신사업 진출이 막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제재심을 열고 하나은행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하나은행은 2017~2019년 라임펀드(871억원),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1100억원), 독일헤리티지펀드(510억원) 등 불완전판매와 대규모 환매 중단 논란을 일으킨 사모펀드 11종을 판매했다. 금감원은 이것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사모펀드 신규 판매 업무 일부 정지 3개월과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사전 통보했던 ‘기관경고’보다 제재 수위가 높아졌다.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견책에서 면직까지 조치하도록 의결했다.

업무 일부 정지는 인허가 취소, 영업·업무 전부 정지 다음으로 수위가 높은 중징계다. 중징계를 받은 금융회사는 일정 기간 동안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다. 징계가 확정되면 하나은행은 업무 일부 정지 3개월이 끝난 시점부터 3년간 인수합병(M&A)이나 라이선스 취득이 필요한 신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은행들이 생활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며 비금융 데이터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이번 제재심에서는 사모펀드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 징계안 심의는 제외됐다. 금감원은 법상 최고경영자(CEO)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두고 금융사와의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심의를 미루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징계는 금융위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제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여서 심의 결과 자체는 법적 효력이 없다. 앞으로 조치 대상별로 금감원장 결재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제재 수위가 바뀌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제재심 결정을 존중한다”며 “향후 진행될 금융위 심의에서 은행 주장을 다시 한 번 소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