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위험요인 상존, 살얼음판 걷는 매몰자 구조·실종자 수색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의 집중수색구역이 상층부 특정 지점으로 좁혀졌다.

켜켜이 쌓인 대형 잔해와 불안정한 외벽 등 여러 위험요인 탓에 매몰자 구조와 실종자 수색이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29일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지역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에 따르면 집중수색구역은 붕괴가 이뤄진 23∼38층 16개 층 가운데 콘크리트 판상 등 잔해가 건물 내부에 쌓인 25∼28층 4개 층으로 압축됐다.

중수본과 대책본부는 판상 구조물이 무너져 낭떠러지가 생겨난 상층부, 붕괴가 멈춘 22층 이하에서 수색을 마치고 25∼28층에 인력과 장비를 집중하고 있다.

집중수색구역은 아파트 1·2호 세대의 각 안방이 이어지는 중앙부, 2호 세대 거실이 자리한 모퉁이 두 곳으로 나뉜다.

중앙부와 모퉁이 모두 외벽이 남아 있어, 크고 작은 잔해가 붕괴사고 이후 건물 밖으로 쏟아져 내리지 않고 여러 층에 걸쳐 쌓인 상태다.

이틀 전 28층에서 매몰자 1명, 그보다 이틀 전에는 27층에서 매몰자 1명을 발견한 지점은 중앙부에 속한다.
중수본과 대책본부는 매몰자 구조와 남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잔해를 무리하게 제거하다가는 외벽 쓰러짐 등 추가 사고가 우려돼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소형 건설장비인 1t 굴삭기 2대를 이날 크레인을 이용해 29층으로 들여보내 구조대 진입로 개척을 위한 잔해 제거에 투입했다.

굴삭기 1대는 잔햇더미 꼭대기인 29층 붕괴 면에 올라 콘크리트 더미를 거둬들이고 있다.

나머지 1대는 29층 내부에서 잔해를 치우며 작업을 보조한다.

중수본과 대책본부는 29층에서 하강하는 구조 경로를 개척해 콘크리트 잔해에 깔린 27∼28층 매몰자를 꺼낼 계획이다.

사람 손이나 소형 건설장비로는 작업이 어려운 대형 콘크리트 잔해 제거에는 대형 크레인이 나설 예정이다.

중수본 등은 1천200t 규모인 이동식 크레인을 투입하기 위해 붐대(기중기의 팔) 선회 반경 내 걸림돌이 되는 기존 타워크레인 상단을 완전히 해체했다.
높이 145m 이 타워크레인은 붕괴 이후 기울어지는 등 전도 위험성이 확인돼 일부 해체가 진행됐다.

당국은 수색과 구조 작업을 이동식 크레인이 보조하도록, 기존 크레인의 운전실 등 상단 일부를 완전히 해체했다.

이동식 크레인은 잔해 제거뿐만 아니라 구조대를 태운 작업 바구니 등으로 건물 외부 고공에서 집중수색구역 탐색도 도울 예정이다.

중수본 등은 크레인이 인양하는 작업 바구니로 구조 활동까지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조대원과 장비를 상층부로 올려보낼 건설용 리프트는 승강기 통로 내 설치 완료를 앞두고 있다.

내부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불안정하게 홀로 서 있는 외벽을 붙들 임시 보는 38층에서 설치가 끝났고, 31층에 추가로 가설한다.

외벽이 뚫리면서 붕괴 면에 얹힌 채 외부로 노출된 1호 세대 거실 쪽 대형 콘크리트 판상은 쇠줄 30가닥으로 동여매 추락을 예방한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붕괴사고 발생 19일째에 접어든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건물 내부 탐색 구조와 함께 많은 공정이 동시에 진행 중"이라며 "구조대와 현장 근로자의 안전 확보에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오늘도 야간 탐색과 구조는 계속 진행된다"며 "설 연휴에도 주야간으로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HDC 현대산업개발이 신축 중이던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201동(지하 4층·지상 39층)에서는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내부 구조물과 외벽 일부가 한꺼번에 붕괴했다.

첫 피해자 수습 이후 매몰자 2명의 구조와 남은 실종자 3명을 찾는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