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두 후보의 양자토론을 규탄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두 후보의 양자토론을 규탄하며 철야농성에 돌입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두 기득권 정당 후보들의 편법·부당한 양자 담합 토론을 규탄한다"면서 국회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기득권 정당 후보들, 정말 해도 너무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양자 토론에 대해 "이미 법원이 부당성을 지적하며 중단을 명령했으면 즉각 중단하고 국민께 사과하는 게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며 "이것이 대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 "법원 판결의 법 정신을 무시하다니 법을 공부했다는 사람들 맞느냐"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설 전에 양자 토론은 누가 봐도 4자 토론 '김 빼기' 용"이라며 "설 전 대목장에 두 후보가 장사 다 하고 다른 후보들은 손님이 빠져나간 명절 뒤에 장사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저를 설 민심 밥상에 올리는 것은 죽어도 못 하겠다는 것"이라며 "저 개인을 지우겠다는 문제를 넘어 이 나라 공정과 상식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5시께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철야 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양자 토론의 실무 협상을 이어갔으나 토론 방식에 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만약 양자 토론을 강행한다면 양자 토론이 끝날 때까지 (철야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양자토론 결렬 가능성도 거론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선 "만약 결렬되면 (철야 농성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양당이 토론장에 참고자료 지참을 허용할지, 토론 주제를 어떻게 나눌지 등 쟁점을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서로 밀고 당기면서 협상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양자 간 대결을 국민 앞에 보여줌으로써 이번 선거를 양자 구도로 만들려는 획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일 페이스북에서 2017년 4월 대선 국면에서 당시 안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양자 끝장 토론'을 제안한 점을 언급하며 "양자 토론 좋아하던 구(舊) 안철수에 대한 농성이나 하십시오"라고 한 데 대한 의견도 내놓았다.

안 후보는 "그 당시와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당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의 단독으로 민주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가장 많았을 때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