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나스닥 또 3% 반등, 의문 제기한 골드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뉴욕 증시에서는 이틀째 큰 폭의 반등이 이뤄졌습니다. 31일(현지시간) 다우는 1.17%, S&P500지수는 1.89% 올랐고 나스닥 지수는 무려 3.41% 뛰었습니다. 나스닥의 경우 지난주 월요일 저점에서 무려 9% 이상 급등했습니다. 급하게 내린 속도 만큼이나 급격히 반등하고 있는 겁니다.
부정적인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았던 지난 27일 22% 폭락했던 테러다인이 이날 4.74% 반등한 게 대표적입니다. 테러다인 등 반도체주는 이날 폭등하면서 기술주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사실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개장 당시에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연 1.8% 안팎에 머물던 미 국채 금리가 조금씩 낮아져 오후장엔 1.77%까지 떨어지고, 연 1.22%에 달했던 2년물 수익률은 1.15%까지 내려가자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로이터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금리 상승이 지금 약간 과대했다(overdone)며, 미국 국채에서 '비중축소' 포지션을 약간 줄이고 있다(trimming)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국채를 조금 사고 있다는 뜻입니다. 작년 말부터 국채 매도를 외쳐온 JP모간도 최근 입장을 약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월가에서는 증시에 대한 의견이 부딪치고 있습니다.
JP모간은 이날 또다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고 약세장이 아니다"라면서 "증시의 매도세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하락했을 때 저가 매수하라는 요청을 반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퀀트 헤드는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불안은 이해할 수 있지만, 위험은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가 개선된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더 적은 수의 금리 인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됐던) 2004~2006년과 유사하게 현재 사이클은 평균 이상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및 기업 이익(EPS) 성장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주식이 아주 쉽게 현금이나 채권보다 더 좋은 수익률을 올리도록 할 것이다. 만약에 주식의 점진적인 평가절하가 있어도 그렇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긍정적(S&P500 목표 5100)인 편이던 골드만삭스는 점차 부정적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주식 쪽에서는 가장 신뢰받는 금융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합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최고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역사적 관점에서 S&P500 조정은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좋은 매수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1950년부터 S&P500지수가 10% 떨어진 경우는 33번 있었는데 이중 침체가 아니었던 21번의 경우 평균 15%까지 하락했습니다. 침체로 인해 약세장이 시작된 경우에는 20% 가량 떨어졌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10% 떨어졌을 때 매입하면 12개월 수익률은 15%(중앙값)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코스틴 전략가는 올해 연말까지 S&P5000 지수가 5100포인트에 달할 것이란 자사 예측에 대해서는 "위험이 아래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S&P500 지수가 점점 더 4000까지 떨어질 위험이 커지는 걸 보고 있다"라고 겁니다. 그 주요한 이유는 실질 금리의 상승입니다. 1월 들어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 등 시장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실질 금리도 많이 올라서 -0.6% 수준에 있는데요. 이게 제로 수준 즉, 앞으로 60bp가 더 오르면 S&P500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10% 조정받을 위험이 있다"라고 겁니다. 그는 만약 10년물 금리가 100bp 더 오르면 3800까지, 즉 15%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코스틴 전략가는 지난 3일부터 27일까지 S&P500 지수가 거의 10% 내린 것도 결국은 실질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올해 Fed가 다섯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기존에는 3, 6, 9, 12월에 네 차례 올릴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3, 5, 7, 9, 12월에 정책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 것입니다. 또 6월에는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존 7월에서 한 달 앞당긴 겁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임금 상승률이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증거가 강화됐다"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높게 수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1월 FOMC 기자회견에서의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 지도부가 더욱 공격적인 긴축 속도에 열려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2022년 미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2%로 낮췄습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 3.8%보다 낮습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재정 지원 축소,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서비스 지출 감소 등으로 인해 연율 0.5%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기존 2.0%보다 크게 낮은 겁니다. 지난 4분기 GDP 증가율을 6.9%까지 높였던 재고는 올해에는 이바지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결론적으로 Fed의 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하방 위험을 제시한 것이죠.
UBS는 이날 'Fed 대 기술주'(The Fed vs Tech)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통화 정책의 강력한 전환이 올해를 작년과 매우 다르게 만들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는 현 수준에서 하방을 제한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각론은 조금 약했습니다. 솔리타 마르셀리 UBS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명목 및 실질 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며, 이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계속 부담이 될 것이다. 특히 실질 금리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0.5% 정도 낮다. 실질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성장주의 가치는 가치주에 비해 약 9% 하락할 수 있다. 우리는 성장주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대한 선호를 유지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강세론을 부르짖던 월가 금융사들의 어조가 요즘 조금씩 바뀌고 있다. 펀드 헤지펀드 등 기관들이 계속 매도 우위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도 기업 이익 쪽에서 나오는 가이던스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에서 시장을 보는 눈이 엇갈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부분 강세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 경제가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 실적은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세장 진입을 논하는 곳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정도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도 투자 메모에서 "지난주 격렬한 시장 변동은 '전통적인 약세장 현상'이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랠리의 매도자이며 S&P 500의 공정 가치가 전술적으로 4,000에 가깝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성장률을 조정했지만, 여전히 3%를 넘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S&P500 기업 중 33%가 현재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들 기업 중 77%의 이익(EPS)이 월가 추정치를 넘어섰고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76%를 상회합니다. 이들은 추정치보다 4.0% 높은 수익을 내놓았는데, 이는 5년 평균인 8.6%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이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조정은 Fed의 금리 조정에 따른 것이고 결국 주식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 단기적으로 조정장은 마무리될 것이란 게 전반적인 견해입니다. 낮았던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만 주식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 증시 전체는 다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란 겁니다. UBS의 마르셀리 CIO는 "최근 매도세는 주로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반영했다. 주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높아지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월가 상당수는 인플레이션이 곧 정점을 치고 조금씩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문제이고, Fed가 몇 번 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약간 제어하면 인플레이션은 추가로 더 완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Fed는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점에서 이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의 발언은 월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기준금리가 정상 상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라면서도 "공격적 대차대조표 축소는 좀 더 적은 금리 인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차대조표를 빨리 줄이는 게 금리 인상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높아진 소비자물가 탓에 더 강력한 금리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라며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검토해 한 번에 50bp 인상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면, 나는 그쪽으로 기울 것이다. 모든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것도 그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도 "3월부터 시작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가 제일 유력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밸류에이션 조정은 마무리된 걸까요? 월가 관계자는 "모두가 1월 들어 10년물 금리가 50bp 급등한 게 조정장을 유발했다고 본다. 며칠째 10년물 금리가 1.8% 안팎에서 안정되면서 반등세가 살아났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Fed가 올해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 그리고 대차대조표를 얼마나 줄일지 정해진 게 없고 시장에는 관측만 있다"라면서 "Fed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밸류에이션 조정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는 "Fed가 데이터에 의존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는데, 이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더 공격적으로 바뀐 Fed에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5%, 10% 추가 하락이 일어난다 해도 누구도 당황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5~10%가 추가로 하락하면 주식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카데미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지난 금요일 아침에 우리는 전술적으로 낙관적으로 전환했다. 우리는 숏 커버링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항복'(Capitulation)의 조짐도 계속 보고 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의 중대한 조정이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 멤버들은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지 밝히며 시장을 계속 흔들 것이다. 기본적으로 Fed는 엄청나게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려고 노력할 것이며 이는 위험 자산에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더 많은 덜컹거림(bump)에 대비하라. 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나는 낙관적 전환을 환영하지만, 증시의 바닥을 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주식의 새로운 저점과 회사채 시장에서 더 넓어지는 신용 스프레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Fed의 각종 수사학에도 불구하고 '성장 억제'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하고 더 많은 '위험 회피' 거래가 구체화하리라 생각한다. 시장이 Fed가 그렇게까지 긴축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파악하기 시작하면 더 오래 지속하는 랠리를 나타나겠지만, 그 전에 더 많은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이번 주에는 미친 듯이 뛰는 거래와 격렬한 스윙이 줄어들 것이다. 많은 투자자가 잠깐 긴장을 풀고 시장 상황을 재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Fed의 긴축 말고도 시장을 위협하는 불확실성이 하나 더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입니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걸 선호하지만 어떤 일이 터진다 해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BCA리서치는 지난주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확률을 50%에서 75%로 높였습니다. 또 75% 전쟁 위험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할 확률은 10%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의 제한된 전쟁 목표는 2014년에 효과가 있었고, 푸틴 대통령은 '계산된' 군사적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만약 전면적인 침략은 서방의 대응을 통일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사태가 생기면 올해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터져 경제와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CA는 "미국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러시아는 지금 현 상태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외교적으로 해결될 확률이 25%라고 봤습니다.
UBS도 "기본 사례는 이러한 긴장의 안정화와 궁극적인 완화로 이어지는 외교적 노력이 몇 달 동안 더 이어지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등이 위협적인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임계 값 미만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UBS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것은 '꼬리 위험'"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촉발되고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글로벌 위험 자산 가격 하락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확대되는 경우 투자자는 더 많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유사한 사건으로 인한 과거 시장 하락은 잠깐만 지속하였었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원자재, 특히 에너지와 사이버 보안 관련 투자는 기본 및 부정적 시나리오 모두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라고 권고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부정적인 1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았던 지난 27일 22% 폭락했던 테러다인이 이날 4.74% 반등한 게 대표적입니다. 테러다인 등 반도체주는 이날 폭등하면서 기술주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사실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개장 당시에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연 1.8% 안팎에 머물던 미 국채 금리가 조금씩 낮아져 오후장엔 1.77%까지 떨어지고, 연 1.22%에 달했던 2년물 수익률은 1.15%까지 내려가자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로이터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금리 상승이 지금 약간 과대했다(overdone)며, 미국 국채에서 '비중축소' 포지션을 약간 줄이고 있다(trimming)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국채를 조금 사고 있다는 뜻입니다. 작년 말부터 국채 매도를 외쳐온 JP모간도 최근 입장을 약간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월가에서는 증시에 대한 의견이 부딪치고 있습니다.
JP모간은 이날 또다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고 약세장이 아니다"라면서 "증시의 매도세가 과도하다고 생각하며 하락했을 때 저가 매수하라는 요청을 반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퀀트 헤드는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 대한 불안은 이해할 수 있지만, 위험은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가 개선된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더 적은 수의 금리 인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됐던) 2004~2006년과 유사하게 현재 사이클은 평균 이상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및 기업 이익(EPS) 성장을 배경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주식이 아주 쉽게 현금이나 채권보다 더 좋은 수익률을 올리도록 할 것이다. 만약에 주식의 점진적인 평가절하가 있어도 그렇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긍정적(S&P500 목표 5100)인 편이던 골드만삭스는 점차 부정적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주식 쪽에서는 가장 신뢰받는 금융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합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최고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역사적 관점에서 S&P500 조정은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좋은 매수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1950년부터 S&P500지수가 10% 떨어진 경우는 33번 있었는데 이중 침체가 아니었던 21번의 경우 평균 15%까지 하락했습니다. 침체로 인해 약세장이 시작된 경우에는 20% 가량 떨어졌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10% 떨어졌을 때 매입하면 12개월 수익률은 15%(중앙값)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코스틴 전략가는 올해 연말까지 S&P5000 지수가 5100포인트에 달할 것이란 자사 예측에 대해서는 "위험이 아래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S&P500 지수가 점점 더 4000까지 떨어질 위험이 커지는 걸 보고 있다"라고 겁니다. 그 주요한 이유는 실질 금리의 상승입니다. 1월 들어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 등 시장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실질 금리도 많이 올라서 -0.6% 수준에 있는데요. 이게 제로 수준 즉, 앞으로 60bp가 더 오르면 S&P500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10% 조정받을 위험이 있다"라고 겁니다. 그는 만약 10년물 금리가 100bp 더 오르면 3800까지, 즉 15%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코스틴 전략가는 지난 3일부터 27일까지 S&P500 지수가 거의 10% 내린 것도 결국은 실질 금리 상승에 따른 영향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 올해 Fed가 다섯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기존에는 3, 6, 9, 12월에 네 차례 올릴 것으로 봤는데, 이제는 3, 5, 7, 9, 12월에 정책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한 것입니다. 또 6월에는 대차대조표 축소 시작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존 7월에서 한 달 앞당긴 겁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임금 상승률이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증거가 강화됐다"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높게 수정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1월 FOMC 기자회견에서의 파월 의장의 발언은 Fed 지도부가 더욱 공격적인 긴축 속도에 열려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2022년 미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2%로 낮췄습니다. 이는 월가 컨센서스 3.8%보다 낮습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재정 지원 축소,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서비스 지출 감소 등으로 인해 연율 0.5%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기존 2.0%보다 크게 낮은 겁니다. 지난 4분기 GDP 증가율을 6.9%까지 높였던 재고는 올해에는 이바지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결론적으로 Fed의 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면서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증시 전망에 대해서는 하방 위험을 제시한 것이죠.
UBS는 이날 'Fed 대 기술주'(The Fed vs Tech)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통화 정책의 강력한 전환이 올해를 작년과 매우 다르게 만들 것이라는 게 분명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이는 현 수준에서 하방을 제한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각론은 조금 약했습니다. 솔리타 마르셀리 UBS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명목 및 실질 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며, 이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계속 부담이 될 것이다. 특히 실질 금리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0.5% 정도 낮다. 실질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성장주의 가치는 가치주에 비해 약 9% 하락할 수 있다. 우리는 성장주의 실적이 단기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성장주보다 가치주에 대한 선호를 유지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강세론을 부르짖던 월가 금융사들의 어조가 요즘 조금씩 바뀌고 있다. 펀드 헤지펀드 등 기관들이 계속 매도 우위이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도 기업 이익 쪽에서 나오는 가이던스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에서 시장을 보는 눈이 엇갈리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부분 강세장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전히 미국 경제가 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 실적은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세장 진입을 논하는 곳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정도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도 투자 메모에서 "지난주 격렬한 시장 변동은 '전통적인 약세장 현상'이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랠리의 매도자이며 S&P 500의 공정 가치가 전술적으로 4,000에 가깝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성장률을 조정했지만, 여전히 3%를 넘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S&P500 기업 중 33%가 현재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들 기업 중 77%의 이익(EPS)이 월가 추정치를 넘어섰고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76%를 상회합니다. 이들은 추정치보다 4.0% 높은 수익을 내놓았는데, 이는 5년 평균인 8.6%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이는 조금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조정은 Fed의 금리 조정에 따른 것이고 결국 주식의 높은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 단기적으로 조정장은 마무리될 것이란 게 전반적인 견해입니다. 낮았던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만 주식 밸류에이션이 조정되면 증시 전체는 다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란 겁니다. UBS의 마르셀리 CIO는 "최근 매도세는 주로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반영했다. 주가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높아지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월가 상당수는 인플레이션이 곧 정점을 치고 조금씩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문제이고, Fed가 몇 번 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약간 제어하면 인플레이션은 추가로 더 완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Fed는 금리를 많이 올리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점에서 이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의 발언은 월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기준금리가 정상 상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라면서도 "공격적 대차대조표 축소는 좀 더 적은 금리 인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차대조표를 빨리 줄이는 게 금리 인상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높아진 소비자물가 탓에 더 강력한 금리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라며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검토해 한 번에 50bp 인상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면, 나는 그쪽으로 기울 것이다. 모든 회의마다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다면 그것도 그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도 "3월부터 시작해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가 제일 유력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밸류에이션 조정은 마무리된 걸까요? 월가 관계자는 "모두가 1월 들어 10년물 금리가 50bp 급등한 게 조정장을 유발했다고 본다. 며칠째 10년물 금리가 1.8% 안팎에서 안정되면서 반등세가 살아났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Fed가 올해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 그리고 대차대조표를 얼마나 줄일지 정해진 게 없고 시장에는 관측만 있다"라면서 "Fed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밸류에이션 조정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는 "Fed가 데이터에 의존하겠다는 자세를 보이는데, 이는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더 공격적으로 바뀐 Fed에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5%, 10% 추가 하락이 일어난다 해도 누구도 당황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5~10%가 추가로 하락하면 주식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카데미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지난 금요일 아침에 우리는 전술적으로 낙관적으로 전환했다. 우리는 숏 커버링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항복'(Capitulation)의 조짐도 계속 보고 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의 중대한 조정이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 멤버들은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지 밝히며 시장을 계속 흔들 것이다. 기본적으로 Fed는 엄청나게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려고 노력할 것이며 이는 위험 자산에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더 많은 덜컹거림(bump)에 대비하라. 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나는 낙관적 전환을 환영하지만, 증시의 바닥을 보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주식의 새로운 저점과 회사채 시장에서 더 넓어지는 신용 스프레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Fed의 각종 수사학에도 불구하고 '성장 억제'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화하고 더 많은 '위험 회피' 거래가 구체화하리라 생각한다. 시장이 Fed가 그렇게까지 긴축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파악하기 시작하면 더 오래 지속하는 랠리를 나타나겠지만, 그 전에 더 많은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본다. 이번 주에는 미친 듯이 뛰는 거래와 격렬한 스윙이 줄어들 것이다. 많은 투자자가 잠깐 긴장을 풀고 시장 상황을 재평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Fed의 긴축 말고도 시장을 위협하는 불확실성이 하나 더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입니다.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사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걸 선호하지만 어떤 일이 터진다 해도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BCA리서치는 지난주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확률을 50%에서 75%로 높였습니다. 또 75% 전쟁 위험 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체를 정복할 확률은 10%라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의 제한된 전쟁 목표는 2014년에 효과가 있었고, 푸틴 대통령은 '계산된' 군사적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만약 전면적인 침략은 서방의 대응을 통일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사태가 생기면 올해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터져 경제와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CA는 "미국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러시아는 지금 현 상태를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외교적으로 해결될 확률이 25%라고 봤습니다.
UBS도 "기본 사례는 이러한 긴장의 안정화와 궁극적인 완화로 이어지는 외교적 노력이 몇 달 동안 더 이어지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등이 위협적인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임계 값 미만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UBS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것은 '꼬리 위험'"이라며 "이런 일이 발생하면 투자자들 사이에 위험 회피 심리가 촉발되고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글로벌 위험 자산 가격 하락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확대되는 경우 투자자는 더 많은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 다만 유사한 사건으로 인한 과거 시장 하락은 잠깐만 지속하였었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원자재, 특히 에너지와 사이버 보안 관련 투자는 기본 및 부정적 시나리오 모두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다"라고 권고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