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1명 중 4명 징역형…"사안 경미해도 엄중 처벌 영향"

구급대원과 소방관 폭행에 대해 강력한 처벌에 나선 결과, 지난해 경기지역에서 가해자가 입건된 소방공무원 폭행 사건이 전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에서 가해자 입건 소방공무원 폭행 사건은 59건으로, 2020년 50건보다 9건(18%) 증가했다.

폭행 피해자 역시 2020년 60명에서 지난해 71명으로 11명(18%) 늘었다.

소방공무원 폭행에 관용 없다…경기도 가해자 입건 18% 증가
유형별 입건 사건은 폭행이 54건(91.5%)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기물 파손이 3건, 폭언이 2건이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기물파손과 폭언으로 입건된 사건은 없었다.

과거에는 경미한 사안은 처벌하지 않았으나 폭행 사건이 이어지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특별사법경찰이 2020년 하반기부터 강경 대응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도 소방재난본부 측은 "기물파손, 폭언, 신체접촉 등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처벌하지 않았던 사건도 피해 직원의 적극적인 제보로 수사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폭행사건 가운데 처분이 확정된 9건 중 4건(44%)에 대해 징역형 처분이 내려졌다.

이같은 징역형 비율은 2020년 31%(26건 중 8건)보다 1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처분이 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입건 사건의 가해자는 48건(81%)이 음주 상태(주취자)였고, 4건(7%)은 정신질환자였다.

사례를 보면 지난해 2월 3일 밤 성남시 한 사거리 부근에서 쓰러져 있던 60대 남성이 자신을 구조하러 출동한 구급대원의 왼쪽 목부위와 옆구리를 때렸다가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받았다.

A씨가 구급대원의 손과 옷소매를 붙잡자 구급대원이 이를 놓아달라고 요구했다는 게 폭행 이유였다.

지난해 1월 12일 밤 아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의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30대 남성도 같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11월 12일 밤에는 지혈 처치하는 구급대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구급차 후미등을 주먹으로 파손한 40대 남성이 입건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홍장표 도 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담당관은 "올해 1월부터 강화된 소방기본법에 따라 주취자나 정신질환자 등 심신미약에 대한 형법상 감경 규정이 소방기본법에는 적용되지 않아 더욱 강경한 법적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소방활동 방해 사범은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방기본법에는 화재진압·인명구조·구급활동을 수행하는 소방공무원을 폭행 또는 협박해 소방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