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자수송 핵심 철도화물 운송체계 정비…화주·운수기관 책임 구분
'망가진 화물·뜯어진 포장'…북, 철도운송 손해배상 법제화
북한이 철도로 화물을 운송할 때 파손 등 문제가 생기면 정확한 손해배상이 이뤄지도록 화주와 운수기관의 책임을 구분해 법에 명시했다.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북한 법규해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개최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14기 제17차 전원회의 당시 채택한 '철도화물수송법'에 이런 내용이 포함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 법은 철도로 화물을 운송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하고 사례마다 '짐 임자 기관'(화주) 또는 운수기관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분명하게 구분했다.

가령 화주는 도착한 화물의 포장 및 봉인상태가 달라졌거나 물건이 망가졌다면 운수기관과 함께 검사하고 조서를 작성한 뒤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반대로 화주가 규격대로 화물을 포장하지 않거나 화물의 내용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등 화주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해 철도 운수기관이 손해를 입으면 화주가 책임을 지도록 했다.

또 계약한 날짜에 화물 상하차 작업을 못 끝내 화물열차가 예정보다 오래 머무르거나 실제로 수송할 화물보다 많은 화물열차를 요구해 열차가 비게 되는 경우, 계약서와 다른 화물을 실어 상대방이 수령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에도 화주가 운수기관에 추가 비용을 물도록 했다.

아울러 이 법은 철도화물 수송 체계에 대한 중앙 통제를 강화하는 '유일 사령 지휘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TV는 "철도화물 수송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늘어나는 인민경제의 수송 수요를 원만히 보장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법의 사명"이라며 "유일 사령 지휘체계를 세우는 것은 화물수송 능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담보"라고 설명했다.

'망가진 화물·뜯어진 포장'…북, 철도운송 손해배상 법제화
북한은 도로를 비롯한 교통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열악하지만, 철도망은 비교적 촘촘히 깔려있어 철도가 물자 수송의 핵심 수단이다.

올해 민생난 해소와 인민경제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고,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했던 북중 화물열차도 재개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화물열차 운행 수요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경제활동의 핵심인 물자수송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철도화물 수송 체계의 무질서를 바로잡도록 법 정비부터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동안 관련 규정이 미비한 탓에 발생했던 화물 분실과 그로 인한 물자 부족 등 운송 도중 빈번히 발생했던 여러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법을 위반한 기관·기업소·단체가 벌금이나 행정·형사적 책임을 지도록 처벌조항까지 마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