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얼음골 장세’가 이어지면서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비상장시장인 K-OTC의 올 1월 하루 평균거래대금은 3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평균거래대금이 약 100억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67% 급감한 셈이다. 평균 거래량은 같은 기간 120만 주에서 56만 주로 53%가량 줄었다.

K-OTC는 2020년 이후 증시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작년 K-OTC 거래대금은 1조3982억원. 1년 전 역대 최대 기록(1조2766억원)을 갈아치우며 2년 연속 1조원 벽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새롭게 증시에 뛰어든 기업공개(IPO) 대어(大魚)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 비상장 거래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커진 이유”라고 평가했다.

새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곳곳에서 증시 전망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자 비상장시장까지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평균거래대금이 58억원 수준을 유지한 K-OTC는 올 들어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로 평균 거래대금이 감소했다.

비상장기업의 증시 입성 기대가 사그라든 것도 K-OTC가 활력을 잃은 이유다. 앞서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대어가 상장을 마무리하면서 매력적인 종목이 사라진데다, 코스닥시장 상장 기대로 몇 달 새 200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오상헬스케어마저 증시 입성 실패 후 수익률이 고꾸라지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