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여전히 비관적인 '아이언맨' 윤성빈 "나만 멈춰 있었다"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처음 '옌칭 트랙'을 탄 '아이언맨' 윤성빈(29·강원도청)은 여전히 비관적이었다.

2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옌칭 국립 슬라이딩 센터에서는 남자 스켈레톤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첫 연습 주행이 진행됐다.

한국의 윤성빈과 정승기(가톨릭관동대)는 각각 두 번씩 트랙을 내려오며 슬라이딩 감각을 가다듬었다.

윤성빈은 2차 시기를 마치고 시선을 위로 향했다.

전광판을 확인하는 것인지, 어느새 어둑해진 하늘을 바라보는 것인지 불분명해 보였다.

표정은 밝지 않았다.

윤성빈은 베이징에 오기 전 한국에서 가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지금 성적으로는 메달이 사실 힘들다"고 말해 그에게 기대를 거는 팬들을 놀라게 했다.

베이징에서도 윤성빈의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올림픽] 여전히 비관적인 '아이언맨' 윤성빈 "나만 멈춰 있었다"
윤성빈은 연습 주행을 마친 뒤 "올림픽은 아마추어 스포츠의 '끝'에 있는 대회"라면서 "그렇기에 항상 희망적인 생각만 가지고 경기에 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여전히 자신의 메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윤성빈이 2021-2022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월드컵에서 한 번도 입상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스타트'가 지목된다.

과거 월드컵에서 1~2위를 다퉜던 윤성빈의 스타트 기록은 올 시즌 들어 3위 밖으로 내려갔다.
[올림픽] 여전히 비관적인 '아이언맨' 윤성빈 "나만 멈춰 있었다"
윤성빈은 "기록만 놓고 봤을 때 내 스타트가 느려지지는 않았다.

예전과 똑같다"면서 "그런데 다른 선수들이 빨라졌다.

나만 그냥 멈춰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 평창 대회 때의 모습을 그대로 국민들께 당연히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게 마음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잘 마무리하고 돌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윤성빈에게 4년 전 평창 때처럼 올림픽을 즐기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사실 엄청나게 즐기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즐기는 사람 못 이긴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