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이익 9배↑'...물류난에 글로벌 해운사들만 웃었다
세계 최대 해운그룹인 머스크의 지난해 세전 이익은 240억달러로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독일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하파그로이드의 세전 이익도 4배 이상 증가한 128억달러였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코스코해운의 지난해 이익은 140억달러로 2020년의 9배로 급증했다.

모두 극심한 물류난으로 인해 해상운임이 급증한 덕분이다. 소수의 글로벌 해운사들은 호실적에 웃었지만 물류망을 이용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선 해운업계의 독과점을 깨야 한다는 인식이 워싱턴 정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반면 해운사들은 "물류난의 근본적 원인은 꽉 막힌 육상 운송에 있다"며 해운 산업을 규제하는 법안을 반대하는 로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더힐은 미 의회가 반경쟁적 해운산업의 관행을 깨는 법안을 통과시키려 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힐에 따르면 미 하원은 지난해 12월 운송업체가 부당한 수수료를 매기지 못하도록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도 이달 중 자체 법안을 만들어 발표할 예정이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후 글로벌 상품 운임은 두 배로 올랐다. 또 항구에 화물을 선적 후 몇 주를 대기한 뒤 운송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물류난이 인플레이션에 큰 요인 중 하나라고 워싱턴 정가는 보고 있다. 백악관은 해운산업 점유율이 일부 업체에 과도하게 집중된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의 시장 지배력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백악관의 시각이다. 현재 9개의 글로벌 운송업체가 세계 해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반면 해운업체들은 해운사들을 규제하는 법안에 반대하도록 미국 국회 의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 항구 내 병목현상도 부족한 창고 공간과 트럭 운전사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