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부동산 시장, '알짜' 고르려면…[NH WM마스터즈의 금융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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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부동산 투자전략 수립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될 수 있습니다.
2014년에 개봉해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인터스텔라'는 환경변화로 인한 식량난으로 시작됩니다. 영화 초반에 "병충해 때문에 밀을 다 불태우고 옥수수를 키웠지만, 사방이 다 흙먼지라서 마시지 않기 위해 천 쪼가리로 코와 입을 가렸어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는 황사를 의미합니다. 극심한 기후변화가 인류의 위기로 다가오고, 우주 조종사였던 주인공과 팀원들은 다른 행성을 탐사해 생존을 모색하는 내용입니다. 영화 속 심각한 환경 문제가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는 큰 경각심을 줬던 영화인데, 최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현실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이런 위기감은 친환경의 중요성으로 이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ESG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머리 글자를 합친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투자를 뜻합니다.
이제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이자 인류 공공의 목표가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ESG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 투자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도 필수가 될 전망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20년에 발간한 '글로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건축물과 건설 산업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비중은 무려 38%에 달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도시 부동산에서 배출되는 에너지와 탄소 배출량이 많다보니, 향후 대형 오피스나 상가 물류단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탄소배출 감소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건축물의 그린, 디지털화입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토교통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보면 공공과 민간의 공동주택에도 제로에너지 의무화를 조기 적용한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조기 정착을 위해 공공 소규모 건축물(500㎡ 이상)은 2023년부터, 민간은 2024년부터 의무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업이나 개인의 부동산 자산 운용에 있어서 재무적인 요인 외 ESG 등 지속가능성이 매우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부상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매입과 보유, 매각의 과정에 있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체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그렇지 않은 부동산은 환경적,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거나 처분하는 등 재정비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부동산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운용되고 있는가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잘 준비했을 때 향후 경쟁력 있는 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SG 투자는 비재무적 요소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ESG 관점에서 잘 운용된 부동산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운용비 절감이 가능합니다. 또 주변 부동산에 비해 높은 임대료 형성도 가능할 수 있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리가 잘 되고 임대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은 매각 시점에도 좀 더 높은 가격으로 신속하게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미국 연방 총무청(GS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년에 가장 낮은 고려 대상이었던 건물의 친환경 인증 요인이 10년 후인 2016년에는 3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임대료 역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건물의 상승률이 그렇지 않은 건물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에 있어 ESG 요소가 중요해지면서 실제 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의 시대를 맞아, 개인 위생에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의 면역을 증명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건강과 환경, 안전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면서 공기질, 소음관리, 녹지공간 등을 고려해 조성된 하이엔드 주택, 프리미엄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부동산의 수요와 가치는 낮아지면서 재무적 수익성은 좋지만 자산의 가치가 낮아지거나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증축이나 리모델링, 임대차관리, 용도변경 등이 주로 이뤄졌습니다. 앞으로는 ESG 관점에서 자산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여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자산격차가 극대화 된 혼돈의 부동산 시장에서 ESG 기준을 잘 실천하는 착한 부동산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김효선 전문위원(농협은행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2014년에 개봉해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인터스텔라'는 환경변화로 인한 식량난으로 시작됩니다. 영화 초반에 "병충해 때문에 밀을 다 불태우고 옥수수를 키웠지만, 사방이 다 흙먼지라서 마시지 않기 위해 천 쪼가리로 코와 입을 가렸어요"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이는 황사를 의미합니다. 극심한 기후변화가 인류의 위기로 다가오고, 우주 조종사였던 주인공과 팀원들은 다른 행성을 탐사해 생존을 모색하는 내용입니다. 영화 속 심각한 환경 문제가 우리의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다는 큰 경각심을 줬던 영화인데, 최근 코로나19 펜데믹으로 현실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이런 위기감은 친환경의 중요성으로 이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ESG가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어 머리 글자를 합친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투자를 뜻합니다.
이제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이자 인류 공공의 목표가 됐습니다. 국내에서도 ESG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는 투자는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도 필수가 될 전망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2020년에 발간한 '글로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 건축물과 건설 산업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비중은 무려 38%에 달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도시 부동산에서 배출되는 에너지와 탄소 배출량이 많다보니, 향후 대형 오피스나 상가 물류단지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탄소배출 감소 요구가 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 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건축물의 그린, 디지털화입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국토교통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보면 공공과 민간의 공동주택에도 제로에너지 의무화를 조기 적용한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조기 정착을 위해 공공 소규모 건축물(500㎡ 이상)은 2023년부터, 민간은 2024년부터 의무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업이나 개인의 부동산 자산 운용에 있어서 재무적인 요인 외 ESG 등 지속가능성이 매우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부상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 매입과 보유, 매각의 과정에 있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체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그렇지 않은 부동산은 환경적,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거나 처분하는 등 재정비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부동산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운용되고 있는가에 따라 자산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을 잘 준비했을 때 향후 경쟁력 있는 자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SG 투자는 비재무적 요소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ESG 관점에서 잘 운용된 부동산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운용비 절감이 가능합니다. 또 주변 부동산에 비해 높은 임대료 형성도 가능할 수 있어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관리가 잘 되고 임대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은 매각 시점에도 좀 더 높은 가격으로 신속하게 거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미국 연방 총무청(GSA)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6년에 가장 낮은 고려 대상이었던 건물의 친환경 인증 요인이 10년 후인 2016년에는 3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임대료 역시 친환경 인증을 받은 건물의 상승률이 그렇지 않은 건물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에 있어 ESG 요소가 중요해지면서 실제 자산 가치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코로나 펜데믹의 시대를 맞아, 개인 위생에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의 면역을 증명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건강과 환경, 안전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면서 공기질, 소음관리, 녹지공간 등을 고려해 조성된 하이엔드 주택, 프리미엄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부동산의 수요와 가치는 낮아지면서 재무적 수익성은 좋지만 자산의 가치가 낮아지거나 환금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으로 증축이나 리모델링, 임대차관리, 용도변경 등이 주로 이뤄졌습니다. 앞으로는 ESG 관점에서 자산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여보는 건 어떨까요. 영화 '인터스텔라'의 유명한 명대사가 생각납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자산격차가 극대화 된 혼돈의 부동산 시장에서 ESG 기준을 잘 실천하는 착한 부동산이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김효선 전문위원(농협은행 NH All100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