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전 의원. / 사진=한경DB
윤희숙 전 의원. / 사진=한경DB
'이재명 저격수'로 불리는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공금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3일 "세금 훔쳐 한우 사 먹는 마음 자세로 대장동 같은 개발사업 호재를 그냥 지나쳤겠나"라고 주장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경기도 7급 공무원 A 씨를 가사 도우미로 써온 것은 경기도지사의 큰 잘못이다. 국가의 귀한 자원에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에 대해 김혜경 씨는 '몰랐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바람에 더 기함할 일까지 밝혀졌다. 경기도지사와 그 가족이 한우 고기와 초밥을 경기도 법인 카드로 즐기며 살아왔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지도자의 덕목 중 가장 무거운 것이 공사 구분이다. 민주주의 사회는 더 그렇다"며 "모든 국민이 자유를 향유해야 하지만, 국가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도자가 일반 국민과 똑같이 본인 욕심대로 대충 개인적 이해를 앞세운다면 누가 그를 믿고 싫은 일도 수긍하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 정도면 공사 구분이 안 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마음먹고 해온 국고 도적질이다. 한우는 어지간히 넉넉한 가족도 장 보러 가서 선뜻 손이 안 갈 정도로 부담이 된다"며 "비싸니 국고를 훔쳐 가족을 먹여왔다? 공돈이 내 돈이고 우리 식구 먹고픈 것은 모든 규칙을 초월한다는 태도로 한우와 초밥만 훔쳤겠나. 대장동이나 백현동 개발사업같이 큰 판을 그냥 지나쳤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난 연말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휘청였던 것은 몇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족 관련 의혹이 제기됐을 때 일단 감싸고 보는 모습을 보인 것도 한몫했다"며 "사안의 경중을 떠나 국민들은 공적 논리를 우선하는 공직자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우리 헌정사에 유례없던 탄핵, 그것을 기회로 정권을 잡아놓고 사적 논리로 뭉쳐 패거리 비즈니스로 나라를 말아먹는 문재인 정부에 국민은 지칠 대로 지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다 하다 이젠 대선판에서 '지자체장 가족이 나랏돈 훔쳐 밥 사 먹는 꼴까지 봐야 하는지' 혐오감이 앞서지만, 그럴수록 이분에 대해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나라가 더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싶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오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경북 안동김씨 화수회 사무실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설 명절인 1일 오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경북 안동김씨 화수회 사무실을 방문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뉴스1
앞서 KBS는 전날 이 후보의 아내 김 씨가 경기도 비서실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총무과 소속 배 모 씨는 과거 경기도청 비서실 전 직원 A 씨에게 "소고기의 가격표를 떼고 수내로 이동하라"고 했다. 수내는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으로, 이 후보 부부의 자택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같은 방식으로 김 씨의 반찬거리를 공금으로 산 뒤 집으로 배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인 카드로 먼저 결제한 뒤 나중에 법인카드로 재결제하는 '바꿔치기 결제'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씨는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를 통해 "모든 게 제 불찰"이라며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사과했다.

배 씨는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 선을 넘는 지시를 했다"면서 "약은 제가 먹으려고 처방받은 것이다"라고 김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