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원인 부정맥, 심전도 패치로 100% 검출"
부정맥은 ‘몸 안의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혈전 생성을 유발해 뇌졸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자칫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문제는 부정맥 여부를 미리 알기 힘들어 평소에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 증상인 ‘심장 조임’이나 ‘불규칙한 박동’이 어쩌다 한 번씩 나타나는 탓에 짧은 시간 측정하는 심전도 검사로 정확하게 잡아내기 어려워서다.

에이티센스는 7~14일 동안 몸에 붙이는 ‘장기 연속 심전도 검사기’(에이티패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최근 만난 정종욱 에이티센스 대표(사진)는 “오랜 시간에 걸쳐 부정맥 여부를 측정하는 만큼 정밀하게 판별할 수 있다”며 “에이티패치로 부정맥 조기 진단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슴과 옆구리 등에 긴 줄을 달고 측정하는 현행 심전도 검사의 가장 큰 문제는 부정맥 검출률이 28.7%(미국심장학회 저널)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검사 시간이 짧아 이때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부정맥이 검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티패치는 측정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런 문제점을 개선했다. 초소형·초경량으로 개발해 몸에 장착한 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두께가 8.3㎜, 무게는 13g에 불과하다. 방수 기능 덕분에 샤워도 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에이티패치로 14일간 연속 측정하면 부정맥을 100% 검출할 수 있다”며 “정확한 심전도 측정을 방해하는 ‘노이즈’도 경쟁사 제품의 7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달부터 에이티패치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만큼 활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종합병원 기준으로 15만원 정도를 내면 에이티패치를 쓸 수 있다”며 “기존 심전도 검사보다 정확한 데다 검사를 위해 대기할 필요도 없는 만큼 상당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티센스는 이 제품을 대형병원은 물론 400여 개 동네 의원에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심장에 이상을 느낄 때 동네 병원에 가서 에이티패치를 받아 2주간 붙였다가 반납하면 부정맥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에이티패치의 시장성은 해외에서 먼저 알아봤다. 최근 일본의 심혈관 분야 의료기기 유통업체인 라이프라인과 5년간 278억원 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독일, 그리스, 브라질 등 10개국과도 계약을 맺었다. 올 7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