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루도비코 에이나우디(66)이 지난 21일 발매한 피아노 독주 음반 '언더워터'가 세계 클래식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에이나우디가 21일 발매한 '언더워터'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에이나우디가 21일 발매한 '언더워터' 표지. 유니버설뮤직 제공
영국의 클래식 전문 라디오방송인 '클래식fm'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간) 에이나우디의 '언더워터'가 발매한 지 일주일 만에 영국의 '오피셜 차트'의 클래식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일주일 만에 정상을 찍은 건 1969년 음반별 순위를 측정한 뒤로 처음이다. 전체 순위에선 19위를 차지했다.

에이나우디 열풍은 영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미국 빌보드 차트 클래식 부문에서도 '언더워터'가 1위를 차지했고, 아이튠스 스토어의 호주 차트 클래식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캐나다 차트 클래식부문에선 3위에 올랐다.

언더워터는 에이나우디가 ‘이 지오르니(I Giorini)’(2001년) 이후 20여 년 만에 선보인 피아노 음반이다. ‘루미너스(Luminous)’ ‘자연의 빛(Natural light)’ 등 약 4분 길이의 피아노 독주 12곡이 담겼다. 모든 곡이 평화로운 분위기를 빚어낸다.

에이나우디는 이번 음반을 두고 "지금껏 내놓은 음악중 가장 자연스럽다"며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며 음악의 흐름을 유려하게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언더워터는 은유적이고 물이 흘러내리듯 다양한 차원이 표현된다"고 덧붙였다.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c) Ray Tarantino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c) Ray Tarantino
에이나우디는 영화와 광고 등에 그의 음악이 자주 나오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1%의 우정’에서 에이나우디의 ‘우나 마티나(Una Mattina)’가 흘러나왔고, 지난해 아카데미시상식에서 3관왕을 수상한 영화 ‘노매드랜드’에는 그의 작품이 두 곡이나 삽입곡으로 쓰였다. 국내에선 LG전자의 ‘시그니처’ 광고 음악으로 ‘프리마베라(Primavera·봄)’가 쓰였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10대들에게도 그의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올리는 ‘틱톡’에서 그가 쓴 ‘경험(Experience)’이 130억 회나 재생됐다. 세계 음원플랫폼 ‘디저’에서는 2020년 가장 많이 재생된 클래식 음악가로 에이나우디를 선정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