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의 아버지'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지난 1일자로 공식 취임했다. 한투운용이 외부 전문가를 최고 경영자(CEO)로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배 대표는 3일 서울 여의도 한투운용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된 취임식에서 “자산운용업을 둘러싼 환경이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기업(Big Company)을 넘어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은 배 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ETF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배 대표는 자산운용업계의 주요 변화로 △액티브에서 패시브로의 전환 △펀드에서 ETF로의 전환 △연금시장의 확대 등을 꼽았다. 그는 “한투운용이 오랜 기간 좋은 성과를 보여온 액티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운용의 위상은 지속 유지하고 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에서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변화하자”고 말했다.

배 대표는 1961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했다. 1989년 한국종합금융에서 금융업계 경력을 시작한 뒤 SK증권을 거쳐 2000년부터 약 20년을 삼성자산운용에 몸담았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인덱스운용본부장, 패시브본부장, 패시브총괄, 최고투자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2002년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ETF를 상장하고 2009년과 2010년 아시아 최초의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각각 출시하는 등 국내 ETF 시장을 선도해왔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