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008년엔 '중국 굴기' 예고, 이번엔 '체제 우수성' 과시 겨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코로나와 서방 외교보이콧 속 올가을 시진핑 장기집권 무대 위한 '성과 관리'
우크라·대만·한반도 긴장 속 '올림픽 휴전' 지킬 외교 역량에도 관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세계 양강으로 부상한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의 위상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는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2번째 올림픽이다.
베이징은 세계에서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첫 도시로 기록된다.
◇ 14년 새 중국 위상 급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은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유산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가린 채 조용히 힘을 기르는 것)에서 '대국굴기'로 방향을 틀게 된 중요한 계기이자 상징적 이벤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대하게 치러낸 올림픽 직후 미국발 금융위기로 서구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을 지켜보고, 2010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뒤 중국은 본격적으로 미국 1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는 중국의 위상은 1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달라져 있다.
2008년 미국의 31%에 불과했던 경제규모는 지난해에는 77%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의 중국 배제, 아태지역 동맹 강화 등으로 중국 견제에 총력을 쏟고 있을 정도다.
현 상황을 미·중 신냉전 또는 전략적 경쟁의 프레임에서 보고 있는 게 다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지난 14년간 중국이 미국 중심 세계 질서의 강력한 도전자로 자리매김한 채 이번 올림픽을 맞이한 것이다. ◇ 180도 달라진 미국 등 서방 시선
그 사이 중국을 보는 국제 사회의 시선도 극적으로 변했다.
2008년 올림픽 때도 티베트인들의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강경 진압에 따른 유혈 사태를 두고 서방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 중국을 향한 서방의 견제는 14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정부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것) 속에 이번 올림픽 개회식 계기에 중국을 찾는 각국 정상이 20여 명에 불과해 90여 명에 달했던 14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 국제사회의 대 중국 시선 변화를 대변한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회식장에 자리했던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의 정상은 이번에 베이징을 찾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등 서방 선진국 정상들이 '단체 불참'을 택한 모양새다.
14년 전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했던 한국도 외교적 보이콧에는 선을 그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파견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 '간소하고 안전한' 대회로 체제 우수성 과시 의도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일찌감치 '간소하고, 안전하고, 흥미진진한 올림픽'으로 콘셉트를 정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대회 관계자들의 동선인 '폐쇄루프' 안팎의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면서 안전하게 대회를 치러내는 것을 최우선 순위 목표로 상정한 것이다.
방역을 최우선 기조로 내세우며 2008년 1만5천명에 달했던 개회식 공연 인원을 3천명으로 대폭 줄이고, 선수단 환영식도 생략하고, 일반 대중입장권을 팔지 않기로 했다.
우한(武漢)발 코로나19 초기 확산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국제 사회 지적을 받아온 중국이 이번 대회를 자국 방역 역량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당위성을 전 세계에 강변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듯한 모습이다.
'코로나19를 통제한 대회'를 만들어 중국 체제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중이 읽힌다.
이는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임기 연장이 걸린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둔 '성과 관리'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 진영 대치 부각될까…우크라 등 위기 속 중국 외교력도 시험대
결국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 위기 속에 전 세계인의 축제를 안전하게 치러냄으로써 중국공산당 리더십의 효율성과 통치 능력을 국제 사회에 과시하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우크라이나, 대만해협, 한반도 등에서 미·러, 미·중, 북미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치러진다.
이에 중국의 외교적 리더십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지, 신냉전의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하는 계기가 될지 국제 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4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올림픽 휴전 결의'(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을 포함하는 1월 28일부터 3월 20일까지 전쟁을 중단하자는 내용의 유엔 총회 결의)를 실질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북한이 1월에만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포함해 7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의 봉인을 풀 것임을 시사한 상황에서 중국이 물밑에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우크라·대만·한반도 긴장 속 '올림픽 휴전' 지킬 외교 역량에도 관심 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세계 양강으로 부상한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의 위상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는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2번째 올림픽이다.
베이징은 세계에서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첫 도시로 기록된다.
◇ 14년 새 중국 위상 급변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은 중국이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유산인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가린 채 조용히 힘을 기르는 것)에서 '대국굴기'로 방향을 틀게 된 중요한 계기이자 상징적 이벤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대하게 치러낸 올림픽 직후 미국발 금융위기로 서구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을 지켜보고, 2010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뒤 중국은 본격적으로 미국 1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평가다.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르는 중국의 위상은 1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달라져 있다.
2008년 미국의 31%에 불과했던 경제규모는 지난해에는 77%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 공급망에서의 중국 배제, 아태지역 동맹 강화 등으로 중국 견제에 총력을 쏟고 있을 정도다.
현 상황을 미·중 신냉전 또는 전략적 경쟁의 프레임에서 보고 있는 게 다수 전문가의 시각이다.
지난 14년간 중국이 미국 중심 세계 질서의 강력한 도전자로 자리매김한 채 이번 올림픽을 맞이한 것이다. ◇ 180도 달라진 미국 등 서방 시선
그 사이 중국을 보는 국제 사회의 시선도 극적으로 변했다.
2008년 올림픽 때도 티베트인들의 시위에 대한 중국의 강경 진압에 따른 유혈 사태를 두고 서방의 비판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지금 중국을 향한 서방의 견제는 14년 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정부 고위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것) 속에 이번 올림픽 개회식 계기에 중국을 찾는 각국 정상이 20여 명에 불과해 90여 명에 달했던 14년 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 국제사회의 대 중국 시선 변화를 대변한다.
2008년 하계올림픽 개회식장에 자리했던 미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의 정상은 이번에 베이징을 찾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여파도 있지만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등 서방 선진국 정상들이 '단체 불참'을 택한 모양새다.
14년 전 대통령이 개회식에 참석했던 한국도 외교적 보이콧에는 선을 그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파견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 '간소하고 안전한' 대회로 체제 우수성 과시 의도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일찌감치 '간소하고, 안전하고, 흥미진진한 올림픽'으로 콘셉트를 정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대회 관계자들의 동선인 '폐쇄루프' 안팎의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면서 안전하게 대회를 치러내는 것을 최우선 순위 목표로 상정한 것이다.
방역을 최우선 기조로 내세우며 2008년 1만5천명에 달했던 개회식 공연 인원을 3천명으로 대폭 줄이고, 선수단 환영식도 생략하고, 일반 대중입장권을 팔지 않기로 했다.
우한(武漢)발 코로나19 초기 확산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국제 사회 지적을 받아온 중국이 이번 대회를 자국 방역 역량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당위성을 전 세계에 강변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듯한 모습이다.
'코로나19를 통제한 대회'를 만들어 중국 체제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중이 읽힌다.
이는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임기 연장이 걸린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둔 '성과 관리'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 ◇ 진영 대치 부각될까…우크라 등 위기 속 중국 외교력도 시험대
결국 시 주석을 포함한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 위기 속에 전 세계인의 축제를 안전하게 치러냄으로써 중국공산당 리더십의 효율성과 통치 능력을 국제 사회에 과시하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의 외교적 보이콧 속에 치러지는 이번 대회는 우크라이나, 대만해협, 한반도 등에서 미·러, 미·중, 북미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 치러진다.
이에 중국의 외교적 리더십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될지, 신냉전의 대치선을 더욱 선명하게 하는 계기가 될지 국제 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4일 중·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발신함으로써 '올림픽 휴전 결의'(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기간을 포함하는 1월 28일부터 3월 20일까지 전쟁을 중단하자는 내용의 유엔 총회 결의)를 실질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또 북한이 1월에만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포함해 7차례 미사일을 발사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핵실험의 봉인을 풀 것임을 시사한 상황에서 중국이 물밑에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