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송혜교SNS 캡처]
[사진=송혜교SNS 캡처]
# 배우 송혜교의 반려견 루비가 입은 코트는 '펜디' 제품이었다. 루비가 밟고 서 있는 이동가방 역시 같은 브랜드 제품이었다. 코트는 57만원, 가방은 325만원으로 두 제품의 가격을 합하면 380만원대에 달한다고 한다.
[사진=로제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로제 인스타그램 캡처]
#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로제의 반려견 행크 앞에 놓인 밥그릇은 입생로랑 제품으로 가격은 70만원대다. 함께 놓은 목줄과 이동가방 가격 역시 각각 40만원대, 300만원대로 사진 속 반려동물용품의 가격을 모두 더하면 4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반려동물들에게 명품을 선물하는 경우는 연예인 뿐만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반려동물을 가족과 다름없이 여기면서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이 늘면서 펫케어 시장도 커지고 있다. 고급 호텔업계와 명품업계에서도 펫팸족(펫+패밀리족)을 잡기 위해 각종 제품과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성장하는 펫케어 산업 최신 트렌드와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펫케어 시장규모는 2020년 17억9200만 달러(약 2조1611억원)로 2016년 이후 5년간 연평균 8.4%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시장이 꾸준히 커지자 명품업계는 펫팸족을 겨냥해 반려동물을 위한 제품을 적극 출시했다. 에르메스는 반려동물용 침대와 바구니, 담요, 밥과 물그릇 세트 등을 판매했다. 오크 소재로 만든 반려견용 바구니는 220만원대, 반려견용 밥그릇은 150만원대, 천연 가죽과 은 도금 메달로 만든 목걸이의 가격은 80만원대에 달한다. 특히 반려견용 바구니는 비싼 가격에도 한정 출시 물량인 10점이 모두 팔려 나갔다.

펜디는 반려동물용 이동가방과 반려견용 코트, 목줄 등을 출시했다. 이동가방은 320만원대, 코트는 50만원대, 목줄은 30만~4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됐다. 프라다 역시 30만~60만원대 반려동물용 목걸이와 목줄, 모자가 달린 60만원대 재킷 등을 선보였다. 패딩으로 유명한 몽클레르의 경우 반려동물용 패딩을 45만~61만원에 판매했다. 이들 제품들 모두 들여놓기가 무섭게 소진된다는 게 관련업계에서의 얘기다.

고급시장은 명품업계에만 있는 게 아니다. 호텔업계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펫캉스(펫+바캉스)'를 즐기려는 수요를 노린 패키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반려동물을 호텔이나 병원 등에 맡기고 휴가를 떠났지만, 이제는 해외 보다는 국내 여행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동반해 여행하는 인구가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시그니처 펫 패키지를 통해 객실 내 반려견 식기를 친환경 반려 동물 식기로 변경했다. 친환경 반려 동물 식기는 사탕수수자원을 이용한 식기로, 100% 생분해 가능한 친환경 식기다.
비스타 워커힐의 ‘오 마이 펫’ 룸 전경. [사진=비스타 워커힐 서울 제공]
비스타 워커힐의 ‘오 마이 펫’ 룸 전경. [사진=비스타 워커힐 서울 제공]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급 호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은 '나이트 아웃 위드 마이 펫' 패키지를 이달까지 선보이는데 반려견을 위한 쿠션, 전용 식기, 욕조 등을 제공한다. 반려동물과 스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셈이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은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휴가 장소를 물색하는 펫팸족을 위해 '오 마이 펫' 패키지를 운영하는데 펫 전용 침대와 베개, 식탁, 식기는 물론 배스로브, 타월 등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의 만족도 역시 높은 편이다. 최근 비스타 워커힐의 펫캉스 패키지에 참여한 전문직 윤모씨(32)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휴가철에 반려동물을 어디에 맡겨야 할지 항상 고민할 것"이라며 "호텔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마련해주니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 역시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유난스럽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막상 키워보면 내 아이와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싸더라도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펫케어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펫케어 시장하면 사료나 의료서비스를 떠올리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동물의 '웰빙, 웰라이프'가 중요해진 시대"라며 "과거에는 유명 연예인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고가의 반려용품 및 서비스를 소비했다면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들 역시 적극적으로 관련 제품을 소비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