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그리스·로마 시민의 운명을 가른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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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민이다
김헌 김경현 외 지음
아카넷
292쪽│1만8000원
김헌 김경현 외 지음
아카넷
292쪽│1만8000원
![[책마을] 그리스·로마 시민의 운명을 가른 '개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AA.28768818.1.jpg)
《나는 시민이다》는 국내 그리스·로마 고전 연구단체인 정암학당 회원과 서양 고대사 분야 원로 역사학자들이 서양 시민사회의 원형인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민의 삶이 어땠는지를 살펴본 책이다.
아테네에서 자유란 기본적으로 참정의 자유였으며, 참정의 자유는 연설의 자유를 통해 보장받았다. 사유재산 소유 권리도 확립됐다. 시민은 자기 판단의 주인이 돼 사회 제반의 일에 직접 참여했다.
하지만 폐쇄적 순혈주의로 귀결된 탓에 아테네의 시민은 빛바랜 역사 속 한 장면으로 잊혀져 갔다. 기원전 451년 페리클레스가 아테네 시민 자격을 지니려면 아버지뿐 아니라 어머니도 아테네 시민이어야 한다는 내용의 법령을 반포한 것은 이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상소제도(appellatio)와 항소권(ius provocationis)도 시민의 주요 권리로 등장했다. 개인 간 신체와 재물 피해를 조정하는 민법 또한 발달해 사인 간 분쟁에 공권력이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했다. 아테네에서처럼 로마에서도 납세와 군역은 시민의 자격을 유지하는 중요한 의무였다. 그렇게 통치도 질서도 없는 바깥 세계와 로마가 구분 지어졌다.
로마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세심하게 공을 들였고, 그렇게 지킨 시민의 권리는 대제국을 지탱하는 튼튼한 벽돌이 됐다. 로마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