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키즈' 유영·김예림 뜬다…베이징 달굴 Z세대 스타들
지난해 8월 도쿄올림픽에서 양궁의 김제덕(18)과 안산(21), 수영의 황선우(19) 등 Z세대 스타들의 맹활약은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환하게 밝혔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다.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실력과 자신감을 겸비한 Z세대 스타들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대표적 ‘김연아 키즈’인 유영(18·사진)과 김예림(19)이 메달에 도전한다. 이들은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다.

유영은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6년 전국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 11세8개월의 나이로 우승하며 ‘피겨 신동’으로 떠올랐다. 이는 김연아가 12세6개월에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을 10개월 앞당긴 것이다.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는 선발전에서 우승했지만 ‘만 16세 이상 출전’ 규정에 걸려 출전이 무산됐다. 하지만 한국 동계스포츠의 미래로 인정받아 개회식에서 오륜기를 들고 입장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유영은 꾸준히 성장했다. 2020년 로잔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한국 피겨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고 같은 해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2009년 김연아의 금메달 이후 11년 만에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달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발전에서 1위로 출전 티켓을 따내 기대감을 키웠다.

유영은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을 앞세워 피겨스케이팅 강국 러시아 선수들에게 도전한다. 그는 “올림픽이라 긴장되지만 꿈의 무대인 만큼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치르고 싶다”며 “실수하지 않고 깨끗한 연기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 여자 피겨의 쌍두마차 김예림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허리 통증으로 몸을 가누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진통제 투혼’을 펼쳐 진한 감동을 안겼다. 2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그는 최근 끝난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올림픽 메달 기대감을 키웠다.

스켈레톤의 정승기(23)도 기대주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보고 스켈레톤을 시작한 그는 이듬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유스시리즈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해 단박에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어 2018-2019 IBSF 대륙간컵에서도 종합 우승을 차지해 톱랭커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라트비아에서 열린 2021-2022시즌 IBSF 월드컵 6차 대회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1초73으로 3위에 올라 생애 첫 월드컵 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21)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톱10’을 노린다. 평창올림픽에서 15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던 그는 이후 무리하게 쿼드러플 점프를 훈련하다 부상을 당해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로 여유 있게 출전권을 따냈고, 평창 대회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