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일 열린 대선 후보 4자 TV 토론에서 'RE100', '탄소국경제도', 'EU택소노미'와 같은 비교적 생소한 단어를 언급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당황케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KBS·MBC·SBS 등 방송3사 합동 초청 토론회에서 윤 후보를 향해 "RE100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십니까"라고 물었다.

윤 후보가 "다시 한번 말씀해달라. RE100이 뭐냐"고 묻자,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100%"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즉각 "재생에너지 100%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시지만, 전 세계 유수한 글로벌 기업들이 이미 RE100을 채택해서 재생에너지 100%로 생산하지 않는 부품은 공급받지 않겠다(고 한다)"며 "화석 연료에 의존했다가 유럽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발동되면 그때는 어떻게 대응하시려고 하느냐"고 퍼부었다.

이 후보가 말한 RE100은 재생에너지 100%(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캠페인이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탄소배출량 감축 규제가 강한 국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국가로 탄소배출이 이전하는 탄소 유출 문제 해결을 위하여 EU가 도입하고자 하는 무역관세의 일종이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로 제품생산을 하지 않으면 즉, 탄소에 의존해서 생산하면 유럽이나 미국 수출할 때 국경조정부담금을 부과받는다 알고 계시지요"라며 윤 후보를 추궁했다.

윤 후보는 "원자력 같은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에너지를 쓴다는 뜻이지 그게 어떻게 재생에너지로 되겠냐"고 되물었다.

이 후보는 이어 "EU택소노미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된 논의가 있지 않느냐"며 "원전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시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나가실 생각이시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유럽을 봐도 독일이 원전을 없앴다가 결국은 프랑스에서 수입하고 또 러시아에서 가스를 들여오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드리는 말씀은 그 뜻이 아니고 EU택소노미라고 하는 새로운 제도가 논의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원전 문제를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냐"며 재차 추궁했다.

윤 후보는 EU택소노미라는 단어가 생소한 듯 "저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가르쳐 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EU택소노미는 녹색분류체계를 말하는데 원전을 포함시킬 것이냐 말 것이냐의 논란"이라며 "녹색에너지 인정할 것이냐 말 것이냐인데 우리나라는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폐기물 어디 지을 것이냐 주요 의제여서 두 가지 해결되지 않으면 녹색에너지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또 "미래산업의 핵심은 탈탄소·수소경제가 될 것"이라며 '그린수소', '블루수소', '그레이수소'라는 단어도 꺼내 들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블루수소 생산 산업과 관련해 혹시 어떤 비전이 있는지, 생각을 말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린·블루·그레이 수소는 수소의 생산 방식에 따른 구분이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또는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생산된 수소다. 그레이수소는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수도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다.

윤 후보는 "미래산업 중 재생에너지는 작은 하나이지, 핵심은 거기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미래산업의 핵심은 데이터, AI(인공지능) 컴퓨팅, 바이오 등"이라고 받아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