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싫어요"…주가 26% 하락에 270조원 증발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주가가 3일(현지시간) 무려 25% 이상 하락하면서 사상 최대 하락 폭을 보이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의 주가가 이날 장중 26.03% 하락하면서 2012년 상장 이래 사상 최악의 일간 성적을 기록할 듯하다고 보도했다. 종전 하루 최대 하락폭은 2018년 7월의 19%였다.

이날 폭락으로 메타의 시가총액은 당초 액수에서 2천250억달러(약 270조원)가 증발했다.



이에 따라 메타의 시총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메타는 2016년 처음으로 버크셔해서웨이를 시총에서 앞지른 바 있다.

이날 주가 하락은 메타가 전날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익을 거둔 데다 앞으로도 매출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여파다.

메타는 인플레이션이 광고주의 광고비 지출에 부담을 안기고 있으며 애플이 도입한 새 사생활 보호 기능으로 올해에도 약 100억달러(약 12조원)의 매출 손실이 빚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주가도 이날 17%나 빠졌다. 이 회사는 전날 시장 기대치를 넘는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올해 1분기에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겨우 따라가는 수준의 이용자 증가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5%, 소셜미디어 트위터는 6.7% 하락했다.

메타와 스포티파이 등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주식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8% 하락했다.

영국 자산관리업체 하그리브즈 랜즈다운의 수석 애널리스트 수재나 스티리터는 "결국 메타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이를 준비해야만 한다"며 "그게 투자자들이 메타에 '싫어요'를 주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0월 메타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면서 앞으로 1년간 메타버스 관련 기술 개발과 인력 채용에 100억달러를 지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