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갖고 은신해 전세계 점조직에 무기공급"
빈곤·불안 틈타 세력회복…시리아서 위력 과시하다 기습당해
'패망 후 3년' IS, 자금력 토대로 재건 노리다 미국에 일격
미국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괴를 제거한 것은 3년 전 패망한 IS가 여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재건을 노리는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 특수부대는 이날 새벽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의 은신처를 급습해 IS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에 나섰고, 알쿠라이시는 대치 중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부인 및 자녀 등과 함께 폭사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급속히 점령지를 확대하고 '칼리프국'(칼리프가 다스리는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을 참칭했지만, 미국 주도의 IS 격퇴전 끝에 2019년 모든 영토를 잃었다.

IS는 이후에도 공격 능력을 유지한 채 지하 군사조직으로 전환했지만 미국 당국은 우려를 거두지 못했다.

그간 IS가 축적한 자금이 2천500만∼5천만 달러(약 300억∼60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는 2020년의 수억 달러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대테러당국에는 위협적이었다.

미 재무부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IS는 전 세계 지부에 무기 구매와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송금을 계속해왔다.

존 고드프리 국무부 대테러 조정관 대행도 지난해 12월 "IS가 여전히 완강하고 위험한 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게다가 IS 지도부의 은거지 주변에서는 환경변화 때문에 우려스러운 움직임도 포착됐다.

시리아 내전과 미국 제재 등에 따른 시리아 경제난 가중, 가뭄에 따른 곡물 수확량 감소 등으로 청년들이 다시 IS로 유입되고 있다.

시리아 북동부 주민들은 IS의 공격이 계속됐다.

최근 몇달 사이 IS의 약탈과 밀수가 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또 이 지역에서 IS를 상징하는 깃발도 목격됐다는 것이다.

'패망 후 3년' IS, 자금력 토대로 재건 노리다 미국에 일격
WSJ은 지난달 20일 시리아 북부 포로수용소에 대한 IS의 공격이 최근 3년 사이 최악이었다고 평가했다.

IS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지원하는 쿠르드군의 총격전이 일주일간 이어지면서 5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다.

약 3천500명이 수감돼 있던 이 수용소는 IS 포로수용소 가운데 최대였으며, 충돌 과정에서 포로 다수가 탈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로수용소 습격은 IS가 칼리프국 붕괴 후 조직원 충원을 위해 활용해온 방법의 하나로 평가된다.

요르단 소재 정치사회연구소의 IS 전문가 하산 아부 하니에는 "IS의 최근 공격들은 재편성 기간 후 전투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격이 더 정교해지고 있다.

더 폭력적이고 복잡하며 광범위한 사건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은 IS가 (포로수용소 습격 등을 통해) 재건 능력을 입증해왔다"면서 "알쿠라이시 제거는 IS 역사에서 또 다른 장을 열 것"이라고 봤다.

또 미국이 대외정책의 무게 중심을 중동지역 전쟁에서 중국과 러시아로 옮기려 하는 상황인 만큼, 미국이 IS로 인해 불편한 딜레마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