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2주 연속 집값 하락
"주춤한 분위기, 당분간 지속될 것"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송도 집값은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급등에 대한 피로감, 3월 대선 등을 앞두고 침체한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실제 송도에서는 청약에서 미계약분이 나오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매물이 쌓이는 등 침체되고 있다.
지난해 송도국제도시서 고가 아파트 거래 속출
5일 부동산 정보제공 앱(응용 프로그램)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내에서 거래된 전용 84㎡ 아파트 99건 가운데 58건이 연수구에서 거래됐다. 58건 가운데 단 한 건을 제외한 57건은 모두 송도국제도시에서 손바뀜했다.작년 인천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단지는 송도동에 있는 ‘송도더샵퍼스트파크(15블록)’로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9월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13억원(8월)보다 1억7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송도에서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가 15억원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15억원은 초고가 주택을 가르는 기준이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실수요자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이기도 한데, 14억원까지는 집값이 쉽사리 오르다가도 15억원을 앞두고는 거래가 정체되기도 한다.
이어 △송도더샵퍼스트파크(14블록) 13억7000만원 △송도더샵퍼스트파크(13-1블록) 13억1000만원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13억원 △청라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12억9500만원 △송도더샵마스터뷰(23-1블록)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2차(12억원) △송도글로벌파크베르디움 11억9500만원 △송도더샵마스터뷰(21블록) 11억9000만원 △송도더샵그린워크3차(18블록) 11억6000만원 등 상위 10곳 중에서도 단 한 곳을 제외하고는 송도 아파트가 이름을 올렸다.
당분간 주춤하겠지만…
인천 집값은 작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인천 집값은 직전년도보다 34.66% 상승했다. 전국 평균이 18.45%임을 고려하면 2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경기 24.31%, 충북 21.04% 등을 훌쩍 웃돌았다.수도권 내에서만 봐도 인천은 두각을 드러냈다. 인천의 지난해 집값 상승률 34.66%는 2020년(17.68%)보다 16.98%포인트 뛰었는데, 서울은 같은 기간 18.6%에서 14.75%, 경기는 24.6%에서 24.31%로 상승 폭이 줄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인천 집값은 지난달 31일 기준 0.04% 내리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8개 구(區) 가운데 계양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 전환했다.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는 2주 연속 하락 중이다. 매수심리를 나타내는 매매수급지수도 지난해 12월 셋째 주(99.8) 이후 6주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더 많단 뜻이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인천 매물은 두 달 전보다 20.7% 늘어난 1만8796건을 기록하고 있다. 광주(32.6% 증가)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매물 증가율을 두 번째로 높다.
시장에서는 침체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집값 반등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다.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집을 사겠다는 실수요자들의 문의도 많이 줄었고 집을 내놓겠다는 집주인도 뜸한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에 금리까지 오르다 보니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했다.
송도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 분위기가 식더니 올 들어서는 잠잠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오는 3월 대선을 앞두고 (정책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했다.
당분간 분위기는 좋지 않겠지만 결국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송도 아파트값을 밀어올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바이오 호재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조정장이 지나면 결국은 집값이 오를 것이란 설명이다.
송도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그간 송도 집값을 밀어 올렸던 GTX-B노선과 ‘K-바이오랩 허브’ 등의 호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조정장이 지나면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바뀐다고 해도 당장 정책이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보니 적어도 상반기까지 약세장이 이어지다 하반기부터는 차츰 반등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