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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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의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는 대회 이틀째인 5일부터 시작된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이번 대회 신설 종목인 2000m 혼성계주에서 이날 금메달에 도전한다. 오후 9시23분(한국시간)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준준결승을 시작으로 9시53분 준결승, 10시26분 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메달 레이스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경기인 만큼 여기서 금메달이 나온다면 대표팀 전체 사기도 크게 오를 수 있다. 한국은 남녀 에이스인 황대헌(23·왼쪽)과 최민정(24)을 내세워 ‘금빛 질주’를 예고하고 있다. 최민정은 “혼성 계주는 단거리 종목을 잘하는 선수들에게 유리하다”며 “첫 종목인 데다 신설 종목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뛰겠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한국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중국이 금메달, 러시아가 은메달, 네덜란드가 동메달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스포츠 데이터 기업 그레이스노트도 시상대 위에 한국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간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서다.

혼성계주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2019~2020시즌에 처음 선보였다. 한국은 4개 대회에서 메달을 땄지만 2020~2021시즌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월드컵 시리즈가 열리지 않았다. 2021~2022시즌에 열린 월드컵 시리즈 4개 대회가 실력을 가늠해볼 기회였는데, 한국은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중국(금2·은1·동1)이 가장 뛰어났고 네덜란드(금1·은1), 러시아(금1) 순이었다.
한국 쇼트트랙 메달 레이스 시동…"황대헌·최민정 첫 金을 부탁해"
그러나 한국은 1, 2차 대회에 베스트 멤버가 출전하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 중이던 최민정 없이 경기했다. 3, 4차 대회에선 황대헌이 허리 통증 여파로 뛰지 않았다. 한 번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표팀은 외부의 회의적 전망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우리 선수들의 부담이 줄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혼성계주는 여자 선수 2명, 남자 선수 2명으로 팀을 이뤄 2000m를 질주하는 경기다. 여자-여자-남자-남자 순서로 경기를 치른다. 한 선수가 500m를 두 번에 나눠 탄다. 규정상 남녀 간 세 번의 배턴 터치가 이뤄진다.

속도가 빠른 종목 특성상 따로 배턴이 없고 신체 접촉으로 배턴 터치가 이뤄진다. 이 때문에 달리는 선수가 속도가 붙은 채로 최대한 다음 주자에게 힘을 실어 밀어주는 게 일반적이다.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간 힘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성 선수 간의 물 흐르는 듯한 배턴 터치가 필수다. 대표팀도 이를 염두에 두고 배턴 터치 훈련을 중점적으로 해왔다.

여자 대표팀 이유빈(21)은 “남자 선수가 밀어주는 힘을 여자 선수들이 어떻게 버티느냐가 문제”라며 “계주 종목을 더욱 세밀하게 훈련했다”고 전했다. 남자 대표팀 박장혁(24)은 “외국 선수들은 피지컬이 좋아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에게 배턴 터치를 할 때 강한 힘이 전달된다”며 “여자 선수들에게 터치를 받을 때 최대한 속도를 끌어올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