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7년 만에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와중에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두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도 올 들어 50% 가까이 급락했다. 올 상반기 가격 급등을 앞두고 잠시 주춤한 ‘폭풍 전야’ 상황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월엔 급락했지만…LNG·LPG값 '폭풍 전야'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LPG 수입회사인 SK가스와 E1은 이달 LPG 공급가격을 전월 대비 ㎏당 40원(2.9%)씩 인하했다. 지난달 30원을 내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가격이 떨어지면서 이달 기준 가정·상업용 프로판 가스 공급가격은 각각 ㎏당 1329.36원, 1327.8원으로 책정됐다.

두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매월 통보받은 국제 LPG 가격(CP)을 기준으로 국내 공급가격을 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람코의 CP 책정 기준은 전혀 알려진 게 없다”면서도 “국제 유가와 달리 한 달 간격으로 조정돼 실제 가격과는 시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LPG와 함께 서민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LNG 가격은 한 달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JKM LNG 선물(3월물)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100만BTU(열량단위)당 25.27달러다. 작년 말(49.34달러) 대비 48.8% 급락했다. JKM은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거래되는 LNG 가격지표다.

올초까지만 하더라도 LNG 가격은 러시아발(發) ‘가스대란’ 여파로 최고가를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북아 추위가 예년보다 덜한 데다 상당수 업체가 LNG 물량을 대거 비축하면서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부터 국제 유가 상승에 맞춰 LPG와 LNG 가격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아람코는 이미 이달 프로판 CP를 전월 대비 t당 35달러 인상했다. 아람코가 정한 이달 CP는 국내에선 다음달부터 반영된다. LNG 가격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면 다시 급등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에 판매하려던 LNG 물량이 유럽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어 동북아 LNG 가격도 연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