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세컨드카로 기아 레이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은 A씨. 견적을 내보니 할부 구매 시 48개월 기준 월 납입금액은 17만원대, 리스 이용료는 월 14만원대였다. 비용 부담이 더 작은 데다 주유비 할인 등 부가 혜택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A씨는 할부가 아니라 리스를 택했다.

자동차를 구입하려고 할 때 자금만 넉넉하다면 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당장 목돈이 없다면 비용을 일정 기간 나눠 내는 할부나 리스를 이용해야 한다. 주머니 사정과 라이프 스타일 등에 따라 어느 쪽이 유리한지 달라질 수 있으니 꼼꼼하게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월 납입금 측면에선 리스가 할부보다 저렴하다. 본인 명의로 자동차를 등록하는 할부와 달리 리스는 캐피털사 등에서 일정 기간 자동차를 빌려 쓰는 개념이다. 자동차 출고가에서 계약 만료 시점의 중고차 가격에 해당하는 잔존가치를 뺀 금액에 대해서만 리스 이용료가 매겨진다. 자동차 출고가를 할부 개월수로 나눠 월 납입금을 산정하는 할부보다 매월 내야 하는 비용이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할부로 자동차를 구매할 땐 차량 출고가의 7%인 취득·등록세를 내야 하지만 리스에선 이 가격이 리스 이용료에 포함돼 있다. 초기 비용 부담이 작아 사회초년생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리스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캐피털업계 관계자는 “5년 전만 해도 할부와 리스 비중이 7 대 3이었는데 현재는 5 대 5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차량 교체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점도 리스의 인기 요인이다. 리스는 일반적으로 24개월 이상 지나면 계약기간이 남았더라도 중도해지 수수료를 물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양한 혜택이 담긴 개인 리스 전용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K-솔루션’은 1회차 월 납입금 50만원 할인과 주유비 할인 월 90L, 선팅·블랙박스·코일매트 등 시중가 대비 최대 67% 할인 등 부가 혜택이 포함돼 있다.

‘남의 차’가 아니라 ‘내 차’를 선호하는 수요자 사이에선 할부가 꾸준히 인기 있다. 또 자동차를 교체할 때 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 차량을 오래 이용하려는 이용자 입장에선 리스보다 할부가 유리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는 4년에 10만㎞ 이상 주행하면 월 납입금이 올라간다”며 “오랫동안 장거리 운행을 많이 하는 차주라면 할부가 더 나을 것”이라고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