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FT mon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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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지의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영화나 TV쇼를 제작하는 할리우드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스트리밍 업계 호황이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것"이라 호언하며 베팅에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기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마다하지 않는 미국 스트리밍 업계에서 사모펀드 운용사들도 자금을 대며 수익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계속 폭증함에 따라 스트리밍 산업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FT 집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디즈니 워너미디어 등 미국 상위 8개 미디어기업은 올해 콘텐츠 제작에만 총 1150억달러(약 138조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미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는 최근 영화 듄, 고질라 등을 제작하는 중국 스튜디오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지분 7억6000만달러(약 9110억원)어치 사들였다. 또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 역시 한 신생 콘텐츠 제작사에 20억달러를 과감히 투자했다. 해당 제작사는 전직 디즈니 임원들이 새로 세운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자산운용사 센트리커스는 TV시리즈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로 유명한 이매진 엔터테인먼트의 과반수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T는 "시장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 슬슬 제기되고 있는 와중에도 기관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쏠리기 시작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예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자금이 이보다 더 많았던 적이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할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의 최고경영자(CEO) 아리 에마누엘은 "콘텐츠 질을 높이기 위한 경쟁 양상이 역대 최고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