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독성 약화 분명…경증환자 급증 대비해야"
최근 국내에서 우세종이 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독성이 약해진 것은 분명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인 오명돈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로 말미암아 (체내) 세포 침입 기전이 변한 상태"라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오미크론 변이)는 주로 상기도 감염을 일으켜 경증 환자가 대량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어 "실제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한 오미크론 환자의 폐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폐 침윤의 정도와 범위가 델타 환자보다 더 약했다"며 "임상적 특성을 봤을 때도 인후통이 43%이고 발열 지속 기간은 3일로 짧아 경증이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조사에서 폐렴 소견은 10% 정도로 적었으며, 75명 모두 산소 투여나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필요 없는 수준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오 위원장은 "외국에서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도 오미크론이 델타보다 훨씬 더 경증임이 확인됐다"며 "오미크론의 입원율과 사망률은 델타와 비교해서 절반 정도인 것을 볼 때 병독력이 약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캐나다 연구에서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은 0.51%로 델타의 1.56%에 비해 3분의 1 정도였다. 사망률도 델타는 0.12%, 오미크론은 0.03%로 크게 낮았다.

다만 바이러스가 병을 일으키는 독성, 즉 '병독력'이 변화했더라도 백신 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 오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바이러스의 병독력보다 숙주의 면역력이 중증도를 결정한다"며 "똑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면역력이 좋은 젊은 층은 무증상이나 가벼운 증상에 그치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심각한 폐렴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후 중환자로 악화하는 가장 큰 위험 인자는 나이"라며 "치명률을 보면 20대는 0.01%이지만 80대는 10%로 치명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나,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시행하는 건 여전히 도움이 된다고 그는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효과는 감염과 발병, 중증 예방에 있어 20∼30% 감소한다"면서도 "그러나 추가 접종 후의 T세포의 면역 반응은 비교적 잘 유지되는 편이므로 부스터샷을 완료하면 오미크론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우리가 너무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이 사태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코로나19 양성이기 때문에 응급 시술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급증하는 경증 환자의 진료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