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경향신문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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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한동안 조정 국면이던 경제재개주(리오프닝주)가 반등 시동을 걸었다. 정부가 추가적 거리두기 강화 없이 새 방역체계인 일상회복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다.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여행레저'는 유가증권시장에서 350원(7.82%) 뛴 4825원에 장을 마쳤다. 와이즈에프앤(WiseFn)의 'WISE 여행레저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이 종목은 카지노 운영사 강원랜드를 비롯해 아시아나항공, 호텔신라, 한진칼 등 4종목이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Fn컨택트대표'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운송'도 각각 4.41%, 4.14% 올랐다. KBSTAR Fn컨택트대표는 항공·카지노 부문 최대 기업인 대한항공과 강원랜드에 투자비중 약 20%를 할애하고 있다. 이마트·F&F·BGF리테일 등 소비재 기업과 하이브·에스엠·JYP 엔터테인먼트 등 엔터 기업에 3~9%가량씩 배분했다. KODEX 운송은 이름 그대로 운송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대한항공에 무려 25% 수준의 투자비중을 배분했고 현대글로비스한진칼, HMM 등을 주요하게 담고 있다.

리오프닝 ETF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된 것은 정부의 '일상회복 재개' 메시지 때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이 앞선 4일 "코로나19 위중증·치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일상회복을 다시 시도하고 확진자는 계절 독감 환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희소식이 전해진 이날 강원랜드(4.59%) 진에어(17.69%) 제주항공(12.18%) 아시아나항공(10.64%) 롯데관광개발(9.30%) 하이브(9.24%) 하이트진로(9.03%) 등 관련주가 일제히 급등 마감했다.

이 흐름을 타고 리오프닝주와 관련 ETF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직접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도 국민 협조를 당부하며 일상회복 재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고 봄이 오기 전이 가장 춥다고 한다. 일상 회복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를 믿고 함께 힘을 모아주신다면 우리는 더 빠르게 일상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13분 기준 투자자별 잠정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리오프닝주가 기관 순매수 상위권을 휩쓸었다. 기관은 하이트진로(35억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23억원) 파라다이스(12억원) 강원랜드(11억원) CJ CGV(9억원) 롯데관광개발(7억원) 등을 순매수하고 있다.

리오프닝주에 대한 증권가의 의견은 분분하다. 경제재개 수혜주에 대한 매수를 장려하는 의견도 있는 한편, 최근 관련주 상승은 순환매의 일종일 뿐 시장의 본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가 새 국면을 앞둔 상황인 데 반해 사람들의 리오프닝 기대감은 너무 낮은 상태다. 투자자들로선 오히려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작년 1~2분기 강세를 보였던 여행·레저와 의류, 음료·주류 등을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안정세와 정상화가 상반기 나타날 것을 기대하며 리오프닝 섹터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며 "코로나 19 확산세의 계절성을 고려하면 리오프닝 섹터는 봄이 가까워질수록 좋은 모습을 보였다. 확산세가 걱정된다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감소세에 들어선 뒤에 관심을 높이는 전략도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오미크론 확산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리오프닝주 매수 시기를 벌써부터 단정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작년 가을부터 작년 봄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상화 기대가 크게 나타나던 때와 지금은 비슷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당시는 지금과 달리 관련 섹터 종목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었다"며 "현재 리오프닝주로 언급되는 기업들의 실적 상향 조정이 어려운 만큼 기대수익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정을 많이 받은 형국이지만 적극 매수보다는 신중론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리오프닝 중심의 상승 움직임은 순환매 성격으로 풀이된다.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모멘텀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보수적 시각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적 리오프닝주로 항공주와 면세점 기업 등이 언급된다.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호황으로 호실적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호텔신라는 주수익원인 면세점업이 완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리오프닝주 가운데서도 수익과 직결되는 기업과 막연한 기대수익만 존재하는 기업을 나눠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