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중국 현지법인을 장쑤성 옌청시 소유 국영기업인 장쑤위에다그룹과의 양자 합자사로 개편하고 전기차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 재도약에 나선다. 전기차와 글로벌 전략 모델인 카니발, 스포티지 등을 투입해 침체에 빠진 중국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기아, 中 전략 싹 갈아엎는다…"전기차 앞세워 재도약"
기아는 중국 장쑤성의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번 협약은 기아의 중국 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지분 재조정을 확정하기 위해 이뤄졌다. 둥펑위에다기아는 기아(50%)와 둥펑자동차(25%), 장쑤위에다그룹(25%)의 3자 합자 체제였다. 최근 옌청시가 소유하고 있는 장쑤위에다그룹은 둥펑차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고, 이에 따라 장쑤위에다의 보유 지분은 50%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기아가 중국에서 부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늦은 의사결정”이라며 “지분구조가 단순해지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기아는 중국 법인의 지분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국 합자 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기 위해서다. 둥펑자동차가 빠진 새 중국 법인의 이름은 오는 4월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된다. 새 기업이미지(CI) 등도 발표할 예정이다. 경영구조 재편을 계기로 브랜드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2010년대 초에는 중국에서 연간 40만 대 이상씩 차량을 팔았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12만7005대에 그쳤다. 과거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쓰다가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가 고착화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다.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에 밀리면서 이미지와 판매량을 모두 놓쳤다는 설명이다.

기아는 이날 협약에서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 수출 확대, 신차 출시 등 시장 반등 전략도 공개했다. 주력 판매 제품을 중국 현지 특화 차량이 아니라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글로벌 인기 모델로 바꾼다.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을 감안한 결정이다. 또 내년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중국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를 시장 반등의 원년으로 삼아 내실 있는 판매를 추진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