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설비에 깔리거나 끼이는 등의 중대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시스템이 국내 공장에 처음 도입됐다.

KT는 광주광역시 기아 오토랜드 하역장에 AI 가상펜스를 설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대형 리프트 아래에 사람이 있으면 AI가 인식해 리프트를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시스템이다. KT는 “3차원 라이다 센서가 공간 전체를 감지해 상황 데이터를 확보하면 AI가 사람인지, 위험 상황인지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철제펜스는 작업자가 무의식적으로 넘어갈 수 있어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기본 안전설비도 다른 작업자가 실수로 리프트 작동 스위치를 켜거나 건드리는 등의 돌발 변수에 취약해 중대재해 예방에 허점이 많았다. 라이다 센서는 면, 선 공간의 일부만 감지하는 기존 카메라, 레이더 센서 등과 달리 특정 공간 전체를 사각지대 없이 감지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단가가 비싸다는 게 단점이었다.

KT 관계자는 “탐지 거리를 좁혀 가격을 낮춘 반면 한번에 감지할 수 있는 범위는 더 넓게 설계해 산업현장에서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AI 가상펜스는 기아 광주 공장 시트 하역장 등 11곳에 설치됐다. 회사는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4월부터 시스템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올해 조립라인과 차체 도장라인에도 AI 가상펜스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시스템을 개발한 KT융합기술원 관계자는 “특정 공간에서 물체와 사람을 구분해 인지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광주=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