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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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정육식당에서 매번 결제금액이 12만 원 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일희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도청에서 30km 떨어진 정육식당 ‘BK12’ 사용내역을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원 대변인은 "김 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곳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정육식당이다"라며 "경기도청에서는 30km 정도 떨어져 자동차로 약 30분 걸리고 수내동 이 후보 자택은 식당에서 6km 거리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식당에서 긁힌 법인카드는 경기도청 총무과의 업무추진비 카드다"라며 "공익제보자 7급 공무원 A 씨는 2021년 4월 14일 해당 식당에서 소고기를 개인카드로 사서 이 지사 자택으로 배달하고 다음 날 법인카드로 바꿔치기 결제를 했다고 폭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은혜 의원실에 따르면 이 정육식당에서는 경기도청 업무추진비가 최소 3차례 추가 결제된 것으로 밝혀졌다. 2020년 1월 23일 10만8000원, 2021년 9월 10일과 28일 각각 12만 원이다. 결제된 업무추진비의 명목은 경기도청 총무과 시책 추진이었고 집행목적은 ‘도정시책 발전 방안 모색 및 지역 현안과 애로사항 청취를 위한 간담 비용’으로 기록됐다"고 부연했다.

원 대변인은 "경기도청 총무과는 김 씨 ‘집사 비서’라는 5급 공무원 배 모 씨가 소속된 부서였고, 7급 공무원 A 씨는 5급 배 씨로부터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를 수시로 지시받았다고 증언했다"면서 "정육식당에서 사용된 법인카드의 외견상 내용을 보면 경기도청 총무과 직원들이 차를 몰고 30분 이상 떨어진 식당으로 이동해 지역 현안을 청취하고 식사비용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는 뜻이 된다. 결제 금액은 세 번 모두 12만 원 선에 맞춰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BK12’(법인카드 12만 원)라는 신조어가 나돌 정도로, 5급 배 모씨가 7급 A공무원에게 '12만 원에 맞춰'라고 지시한 법인카드 바꿔치기 결제금액과 맥을 같이 한다"면서 "김영란법에 따라 직원 회식비 1인당 3만 원, 코로나 때문에 4인 이상 금지로,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를 긁을 때는 12만 원이 가장 자연스러운 액수라는 말이 나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법인카드의 지출인과 지출 경위에 관한 증빙자료를 보관하는데, 경기도는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남양주 시장 비서실 직원이 시장 업무추진비로 2만5천 원짜리 커피 쿠폰 20장을 사서 코로나로 고생하는 보건소 직원 등에게 선물한 사안에 대해 횡령 혐의로 중징계하라는 요구서를 하달한 바 있다. 이 후보와 김 씨는 법인카드 사용내역서와 업무추진비 상세내역을 공개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의원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았던 12만원의 업무용 소고기가 추가로 확인됐다"며 "이 후보는 '주인이 맡긴 권한과 돈을 주인이 아닌 자신을 위해 쓰는 사람은 뽑지 말아야 한다'던 과거 발언에 책임을 지고 업무추진비 상세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지난해 3월부터 약 7개월간 "상황에 따라 일주일에 한두 번 법카를 썼고, 1회에 무조건 12만 원을 채우는 방식으로 반복적으로 결제가 이뤄졌다"고 JTBC를 통해 폭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