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 내 SK그룹 부스의 모습.  SK 제공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2’ 내 SK그룹 부스의 모습. SK 제공
SK그룹은 2022년을 ‘혁신’과 ‘성장’을 이뤄나가는 원년으로 삼고 경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SK그룹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글로벌 패권 경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무대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등 소위 ‘BBC’ 분야를 중심으로 한 수출경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배터리·바이오·반도체 ‘집중투자’

SK그룹은 BBC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인텔 낸드 사업부를 무려 90억달러(약 10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피온과 인공지능(AI) 솔루션 전문기업 가우스랩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1조2000억원을 들여 반도체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조지아주에 배터리 1·2공장을 지은 데 이어 추가로 미국 내 공장 3개를 더 지을 방침이다. 신규 공장들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포드와 합작으로 세운다.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SK온의 2025년 배터리 생산 규모는 150.5GWh가 된다. 미국 내 단일 기업 최대 규모다.

이처럼 SK가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글로벌 시장에 투자한 투자금은 모두 48조원에 달한다. 배터리 분야가 19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반도체 17조원, 바이오 2조원, 기타 산업 분야가 10조원이었다.

○‘넷제로’ 포트폴리오 강화

SK그룹은 지난달 5~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22’에 참여해 탄소 감축에 대한 약속과 비전을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21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넷제로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 폭이 커져 결국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며 강도 높은 넷제로 경영을 주문한 바 있다.

이후 SK그룹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넷제로 경영을 결의했다. 2030년 기준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에 해당하는 2억t의 탄소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그룹은 넷제로를 키워드로 ‘ESG’에 초점을 맞춰 CES 전시에 나섰다. SK㈜와 SK E&S는 수소연료전지 파워팩을 전시했다. 이 제품은 이산화탄소 등 유해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며 높은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을 소개했다. 사피온은 저전력 고효율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비해 전력 소모를 80%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온실가스 및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공정 기술과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인 ‘eSSD’ ‘HBM3’, 친환경 생분해성 제품 포장 등을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부터 재사용·재활용까지 친환경적 배터리 생애 주기의 솔루션을 전시했다.

국내 대형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 SK에코플랜트는 넷제로 시티를 공개했다. 넷제로 시티는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폐기물, 대기오염 물질을 에너지화함으로써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순환경제 모델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