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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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자금 준비를 목표로 12개월 동안 2250만원을 모으려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적금 위주 투자가 적합합니다. 적금 90%, 펀드 10% 비중으로 매월 187만5000원을 넣으면 2290만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우리 마이데이터’에서 ‘결혼’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이 같은 조언이 나왔다. 일단 전체 결혼비용으로 웨딩홀 2500만원, 웨딩패키지 250만원, 예물·예단 600만원, 혼수 750만원 등을 합쳐 4500만원이 들고 여기에다 신랑·신부가 50%씩 부담한다고 가정할 때 목표 자금이 2250만원으로 산출됐다. 투자성향조사를 거쳐 최고 연 1.85% 금리 적금 상품과 연 1.03% 수익률의 국내 채권형 펀드를 추천받았다.

‘내손 안의 프라이빗뱅커(PB)’로 불리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놓고 각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하다. 마이데이터는 금융사별로 흩어진 내 신용 정보를 한곳에 모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들은 이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등 저마다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앱으로 상품추천·대출·자산관리까지…은행, 마이데이터 본격화

○은행권 마이데이터 선점 경쟁

은행권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가장 먼저 주목할 만한 건 앱의 속도다. ‘버벅거림’이나 멈추는 일 없이 누르자마자 페이지가 넘어간다. 은행 앱의 특징인 ‘많은 글자’도 대폭 줄였고, 눈이 편안하도록 은행마다 갖고 있는 특유의 상징색도 톤을 조절했다는 점에서 앱 개선에 적지 않은 노력을 했다는 평가다.

재테크 ‘목표’ 기능도 눈길을 끄는 요소다. 은행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크게 금융권에 보유한 자산을 한눈에 보여주는 ‘자산’과 신용카드 내역 등을 이용해 소비 현황을 분석한 ‘소비’, 여러 시나리오를 골라 원하는 금액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금융상품을 추천받는 ‘목표’ 기능으로 요약된다.

신한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머니버스’는 앱을 켜자마자 카드 결제일과 대출 상환일이 며칠 남았는지, 금액은 얼마인지 보여준다. 보유 중인 내 자산 내역이 열거되고 투자·외화 항목에는 그동안 투자 수익도 확인할 수 있다. 머니버스의 ‘버킷리스트’ 기능에서 ‘#여행’을 누르고 여행 일정과 여행 지역을 누르면 ‘하고 싶은 거 다해(1일 25만원)’ ‘걷고 즐기고 아끼고(1일 10만원)’ 등의 시나리오를 선택할 수 있다. 시나리오별로 목표 금액과 월 저축금액이 자동 계산되고 이를 마련하기 위한 포트폴리오도 짜 준다.

우리 마이데이터는 결혼, 출산, 자동차, 주택, 조기 은퇴 등 8가지 상황에 맞게 내 자산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는 ‘미래의 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대출을 진단하고 대환대출 등을 소개하는 서비스도 있다. 우리은행은 투자, 소비 분야의 재테크 고수 순위를 익명의 랭킹 서비스로 제공하는 ‘고수의 랭킹’도 추가로 탑재할 예정이다.

○자산 조회에다 금융상품 추천도

국민은행의 ‘KB 마이데이터’는 ‘금융플러스’ 메뉴에서 부동산 자동차 등 실물 자산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KB마이데이터 ‘마이금고’에서는 금융소비자가 들어놓은 금융상품뿐 아니라 현금(외화), 휴대폰, 금, 상품권, 회원권 등까지 일목요연하게 조회할 수 있다. KB마이데이터 ‘머니크루’ 서비스에 들어가면 고수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엿볼 수 있다. 닉네임을 만들고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면 투자 실적이 좋은 재테크 고수들의 자산관리 현황이 뜬다.

하나금융그룹의 ‘하나 합’은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해 외화 자산을 불려주는 ‘환테크 챌린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금융투자의 배당정보 서비스, 하나카드의 내 주변 핫플레이스 서비스,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이 합작 투자한 핀크의 금융 SNS 핀크리얼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핀크리얼리는 핀크 사용자들이 서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공개해 투자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농협은행은 공공과 금융 데이터를 결합한 ‘맞춤 정부 혜택’ 서비스를 선보였다. 임신·출산비, 영유아 양육비 등 정부 지원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연말정산컨설팅’으로 연중 어느 때나 연말정산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내차관리’에서는 과태료 납부와 미납통행료, 중고차 시세 조회도 가능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