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추가 취득키로 결정했다.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50%-1주) 전량을 23억달러(약 2조7655억원)에 양수하는 것이다. 양수 예정일자는 오는 4월 30일이다. 인수자금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주식 취득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추가 지분취득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수금액은 거래 종결일인 4월 30일에 10억달러, 종결일로부터 1년 내에 8억1300만달러, 2년 내에 4억3800만달러를 현금으로 분할 지급한다”며 “ 2027년까지 최대 5000만달러를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언 아웃(Earn-out)’ 비용으로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유럽 판매 협약(파트너십)은 기존대로 유지된다.
임 연구원은 “바이오젠은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의 매출 부진에 따라 50%의 약가를 자진 인하하고, 올해 5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며 “미국 메디케어가 아두헬름의 보험 커버리지를 제한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양도로 확보한 차익은 추가 임상 비용과 인수합병(M&A) 목적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보통주 500만9000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유상증자 가격은 주당 59만9000원이다.
유입된 자금 중 1조2000억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취득에 사용할 예정이다. 1조8000억원은 현재 건설 중인 4공장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설비, 제2바이오캠퍼스, 멀티 모달리티 5공장 건설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삼성전자 등 그룹사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각 사 이사회 논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결 실적은 올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올해 수익성은 감소하겠지만, 중장기 기초체력(펀더멘털)은 탄탄하다는 판단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수익률은 감소할 수 있지만 2023년부터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미국 진출과 아일리아,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는 없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실적에 대해 허 연구원은 “2분기에 2공장 유지보수가 실적에 반영될 예정으로, 단기 연결 실적 반영 및 2공장 유지보수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메신저 리보핵산(mRNA) 원료(DS) 생산 시설의 상반기 가동으로 하반기에 생산 실적이 반영되고, 2분기 5공장 착공 및 제2 캠퍼스 부지 매입 결정, 하반기 4공장 수주 모멘텀 등으로 전반적인 펀더멘털은 하반기로 갈수록 탄탄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확보로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개발 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의사결정 및 연구개발 추진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허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사업부에 대한 컨트롤이 강화돼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과 신약 사업 확장이 가능하고, 기존 위탁생산(CMO)사업과 신약 상생(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규 사업 계획은 추후 공개될 예정으로, 항체 외에 모달리티 신약 개발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R&D) 및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사업 추진 가속화 및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