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 판정을 받은 뒤 눈물 흘리는 일본 다카나시 선수를 위로하는 고바야시 /사진=연합뉴스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 판정을 받은 뒤 눈물 흘리는 일본 다카나시 선수를 위로하는 고바야시 /사진=연합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석연찮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돼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스키점프 종목에서도 선수들이 무더기로 실격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독일 대표팀 측은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특히 분노했다.

지난 7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국립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스키점프 혼성 단체전에서 슬로베니아가 첫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외신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바로 4개국 5명의 선수가 '복장 규정 위반'으로 실격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격된 선수는 카타리나 알트하우스(독일), 다카나시 사라(일본), 안나 스트룀, 실리에 옵세스(이상 노르웨이), 다니엘라 스톨츠(오스트리아)다.

AFP통신은 "슬로베니아가 스키점프 혼성 단체전 올림픽 초대 챔피언이 됐지만, 사상 초유의 실격 사태가 더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고, 유로스포츠는 "이렇게 무더기로 실격 판정이 나오는 건 이례적"이라며 "매우 충격적인 결과"라고 했다. 로이터는 "이번 대회의 화두는 세계 챔피언 독일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는 것", "세계랭킹 밖의 캐나다가 동메달을 수집했다" 등이라고 보도했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스키점프 유니폼 치수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유니폼의 면적에 따라 바람의 저항 세기가 달라져 기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키점프에서 유니폼 문제로 실격당하는 건 꽤 흔한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격 판정을 받은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유니폼 치수를 측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르웨이 선수 옵세스는 "단체전을 앞두고 심판진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유니폼 치수를 측정했다"며 "그들은 나에게 평소와 다른 동작으로 서 있으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독일 대표팀의 감독 슈테판 호른가허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알트하우스(독일 선수)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개인전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왜 오늘은 문제가 되냐"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