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당국, 국내 우려 전달…중국 "개회식 공연, 문화원류와 무관"
중국, '한복은 명백한 한국 고유문화' 외교 경로로 해명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한복 논란'과 관련해 중국 측이 "개회식 공연 내용은 이른바 문화 원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한국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외교당국이 이번 논란과 관련한 국내적 관심과 우려를 전달하자 중국이 "한국 내 관련 여론 동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개회식 공연에는 조선족 등 중국 내 여러 소수 민족이 각자의 전통 복장을 그대로 착용하고 출연한 것이라며 한국이 문화적으로 특별히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복이 한국과 한민족 고유의 전통문화라는 명백한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반응도 외교적 소통 과정에서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어떤 경로로 한국 입장을 전달했느냐는 질문에는 "특정 계기를 칭하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여러 적절한 경로를 통해서 다방면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던 박병석 국회의장도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회담 및 만찬을 하면서 한복 관련 한국 내 논란과 우려를 거론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외의 외교적 경로로도 입장 전달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치, 한복, 태권도 등 중국 일각의 문화 왜곡 시도에 외교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소극적으로 대응해 오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년은 한중수교 30주년 및 한중 문화 교류의 해"라며 "양국은 고유문화에 대한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교류 활성화와 한중 국민 간 이해 제고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개최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출연했다.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조선족 문화와 복식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등장한 것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중국이 한복을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쇄도했다.

중국이 한국 고유문화를 자국 문화로 전유하려 한다는 논란이 최근 반복적으로 벌어지면서 국내 반중 정서가 누적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