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팬데믹(대유행) 위기 상황을 끝내고 일상을 회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정점을 찍은 뒤 확진자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제 일상으로 간다"…美·유럽 '포스트 팬데믹' 전환 준비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백악관 관료들은 코로나19 비상사태에서 벗어나 일상회복 단계로 전환하면 어떤 일이 생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 위기를 선언한 지 2년 만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미국의 1주일 평균 하루 신규 확진자는 29만1471명이다. 정점이었던 지난달 15일(80만5607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입원 환자도 1주일 만에 19% 줄었다. 주 정부들은 팬데믹 위기 정상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다.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최근 백악관 회의에서 “팬데믹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 조치를 풀 때 어떤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지 등을 담은 지침을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CDC와 미 보건복지부 등은 오는 4월 팬데믹 종료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보건 공무원 회의를 연다. 다만 백악관은 포스트 팬데믹 전환 시점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 오미크론과 싸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감염병이 삶을 지배하지 않는 시점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면서도 “코로나19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단계로 넘어가는 시기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팬데믹 위기를 끝내는 게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다. 여전히 하루 2000명 넘는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어서다. 뉴저지 델라웨어 등이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를 푸는 등 방역 완화에 나섰지만 CDC는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현행 지침을 유지했다.

유럽 국가들은 방역 조치를 속속 완화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11일부터 마스크 없이 야외 활동을 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신규 확진자가 1주일 만에 25.3% 줄었기 때문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