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물적분할에 나선 포스코, 세아 등은 자회사 비상장 약속에 대규모 배당까지 약속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이사회를 열고 결산배당으로 주당 50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지급한 분기배당 1만2000원을 포함하면 2021 회계연도 기준으로 주당 총 배당금은 1만7000원에 달한다. 전년도 배당금 9000원에 비해 약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포스코가 올해 대규모 배당에 나선 것은 일단 지난해 별도기준 6조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정도로 실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비슷한 실적을 냈던 해에 비해서도 크게 늘어난 이번 배당을 주주 달래기 차원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존속)와 철강사업회사 포스코(신설)로 분리한다는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주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를 비상장사로 유지하고, 향후 추진하는 신사업 자회사의 상장도 지양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이후 최소 주당 1만원 이상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 정책까지 잇따라 내놓은 끝에 90%에 가까운 주주들의 동의를 확보하며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달 20일 특수강 전문회사인 세아베스틸의 물적분할 추진을 발표한 세아그룹 역시 강력한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세아그룹 지주사 세아홀딩스는 자회사 세아베스틸을 물적분할해 중간 지주사로 만들고, 주력인 특수강 사업을 기존 자회사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과 병렬적 구조로 배치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지주사 전환을 통해 그간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자회사들의 가치를 부각하겠다는 의도지만 추진 사실이 발표된 당일 주가가 14%가량 큰 폭으로 떨어지자 세아그룹은 “물적분할 후 주력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며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중복 상장에 대한 투자자의 시각이 극히 부정적”이라며 “기업으로선 회사 분할의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