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눈뜨고 코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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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체전이냐. 완전히 미쳤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황당 판정’ 논란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가장 큰 논란은 쇼트트랙 남자 1000m 종목이다. 준결승에서 한국의 황대헌과 이준서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으로 탈락한 데 이어 결승에서도 1위로 들어온 헝가리 선수가 실격패를 당했다. 중국 선수가 헝가리 선수를 손으로 잡은 행위는 못 본 체했다.
결국 중국은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한 번도 1등하지 않고도 금,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쇼트트랙 혼성계주 2000m에서도 그랬다. 미국과 러시아의 실격으로 결승에 진출한 중국은 주자 교대 때 ‘터치’도 하지 않았지만 이를 무시했다.
스키점프 종목에서도 금메달 유력 후보인 독일, 일본,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여자 선수 5명이 “헐렁한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실격을 당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은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세계 언론이 “노골적인 편파 판정은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텃세는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등 예전에도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정도가 지나치다. 중국 네티즌들의 적반하장도 분노를 부추겼다. 이들은 “한국의 반칙을 중국 기술력이 잡아냈다”며 되레 조롱을 일삼고 있다.
이쯤 되면 오대양을 상징하는 올림픽의 한자어 ‘오륜(五輪)’이 더러움(汚)으로 점철된 ‘오륜(汚輪)’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는 세계적인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그동안 중국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중화사상으로 갈등을 야기해 왔다. 스포츠 제전마저 자국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삼는다면 파국이 앞당겨질 수 있다.
중국 측 어이없는 행태를 성토하는 해시태그 운동은 벌써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중 한국 네티즌들의 항의 문구는 재치와 풍자, 해학의 묘미를 잘 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공식 포스터를 합성한 ‘눈뜨고 코 베이징’이 대표적이다. 뻔히 알고도 당한다는 의미의 ‘눈뜨고 코 베인다’는 속담을 패러디한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아직도 열흘이나 남았다. 개최국 중국이 이제라도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 논어에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하면 상대의 원망을 사게 된다(放於利而行多怨)’고 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결국 중국은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한 번도 1등하지 않고도 금,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쇼트트랙 혼성계주 2000m에서도 그랬다. 미국과 러시아의 실격으로 결승에 진출한 중국은 주자 교대 때 ‘터치’도 하지 않았지만 이를 무시했다.
스키점프 종목에서도 금메달 유력 후보인 독일, 일본,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여자 선수 5명이 “헐렁한 유니폼을 입었다”는 이유로 실격을 당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은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분개했다. 이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일본 등 세계 언론이 “노골적인 편파 판정은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텃세는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등 예전에도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정도가 지나치다. 중국 네티즌들의 적반하장도 분노를 부추겼다. 이들은 “한국의 반칙을 중국 기술력이 잡아냈다”며 되레 조롱을 일삼고 있다.
이쯤 되면 오대양을 상징하는 올림픽의 한자어 ‘오륜(五輪)’이 더러움(汚)으로 점철된 ‘오륜(汚輪)’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는 세계적인 반중 정서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그동안 중국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와 중화사상으로 갈등을 야기해 왔다. 스포츠 제전마저 자국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삼는다면 파국이 앞당겨질 수 있다.
중국 측 어이없는 행태를 성토하는 해시태그 운동은 벌써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중 한국 네티즌들의 항의 문구는 재치와 풍자, 해학의 묘미를 잘 살려 눈길을 끌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공식 포스터를 합성한 ‘눈뜨고 코 베이징’이 대표적이다. 뻔히 알고도 당한다는 의미의 ‘눈뜨고 코 베인다’는 속담을 패러디한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아직도 열흘이나 남았다. 개최국 중국이 이제라도 이성을 되찾길 바란다. 논어에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하면 상대의 원망을 사게 된다(放於利而行多怨)’고 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