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하차 압박하는 尹측…'닥치고 양보? 생각없다' 발끈한 安측(종합)

단일화설 언론보도엔 安측 "국힘 언플…언론중재위 제소"

국민의힘은 8일 대선 막판 최대 변수로 부상한 야권 단일화와 관련,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결단을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명분으로는 여론조사 없는 '통 큰 담판론'을 띄우고 있지만, 사실상 정권교체를 위해 안 후보의 중도하차를 요구하는 뉘앙스다.

자칫 여론조사에 들어갔다가,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안 후보에게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감도 깔린 셈이다.

정작 안 후보는 "생각이 없다"며 시종일관 완주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에 대해 "지금 안철수 후보가 놓인 처지나 이런 것을 봤을 때 가당치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가 '어떤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주말 이전에 아마 어떤 정치적인 판단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 사퇴가 유일한 단일화 방안이니 후보자 등록(13∼14일)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MBC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높다는 이유로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했다면서 "지금은 그러면 지지율이 (윤 후보가 더 높으니) 이미 다 끝나지 않았나"고 주장했다.

양당 간 소모적인 협상 없이 두 후보 간의 담판 또는 안 후보의 '결단'을 통한 단일화를 촉구한 것이다.

안 후보는 중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단일화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안 후보는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러 나왔다.

당선이 목표다"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후보자 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와 관련해 "단일화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지 않다 보니까 어떤 방식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은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들도 작년 합당 협상 과정에서 받은 상처를 거론하며 국민의힘의 압박에 거세게 반발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CBS라디오에서 "진정성 있게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상대가 아니다.

지난 합당 결렬에서 봤듯이 국민의힘은 국민의당을 소값으로 논하면서 한껏 무시와 조롱을 하면서 존중에 대한 어떤 인식도 없는 정치 세력임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국민의힘 진영을 중심으로 안 후보의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지는 분위기다.

안 후보를 지지 선언했던 인명진 목사는 "무조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안 후보를 압박했다.

인 목사는 통화에서 "정권교체를 꼭 해야 한다는 게 현재 역사의 흐름"이라며 "불행하게도 내가 지지하는 안철수도 혼자 힘으로 안 될 것 같고, 윤석열도 혼자 힘으로 안 될 것 같다면 힘을 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가 양보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윤 후보와 담판이든 여론조사든 해봐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는 (안 후보를) 지지 못한다"며 지지 철회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 목사는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국민의힘 측과 국민의당, 시민단체 소속 약 6천여 명에게 두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 측에서 국민의힘에 단일화 조건으로 국무총리직을 제안했다거나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만나 민주당과의 단일화를 논의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지만, 국민의당은"국민의힘측 언론플레이"라며 발끈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기자단 공지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라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한편, 오는 9일로 예정됐던 윤 후보와 홍준표 의원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 출연은 무기한 연기됐다.

윤 후보 측에서 먼저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일화 이슈에 집중하기 위해 홍 의원과의 대담 카드를 미뤄두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연합뉴스